16세 귀요미 박근혜, 아빠 엄마따라 5만리

<이현표의 역사 앨범>

사진으로 보는 반세기전 시간 여행 -①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국민의 세금이 상당히 수반되는 최고의 외교행위이자, 고도의 정치행위다.
따라서 대통령은 해외순방 시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며, 반드시 순방후에 국민에게 그 성과를 보고해야할 책무가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오늘까지 해외순방의 이런 외교적·정치적인 중요한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책무를 가장 성실히 수행한 국가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1961년 11월 케네디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부터 1968년 호주·뉴질랜드 방문까지 7차례의 공식 해외순방 내용을 모두 최소의 경비를 들여 책자로 제작토록 했다.
그 결과 6차례는 국문으로 1000부씩 제작됐으며, 그중 2차례는 영문으로도 500부씩 제작됐다.
그리고 1차례는 영문으로만 500부 제작됐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된 이 간행물을 언론사, 여야 지도자, 공공도서관 등 주요 기관에 배포하여 역사의 기록으로 남도록 했다.

한편 공식 정부간행물이외에 박 대통령은 순방기록을 시판용으로 발간하도록 허가했는데, 이는 국민에게 순방성과를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자료지원을 받은 동아출판사는 정부간행물보다 몇 개월 후에 내용과 사진이 풍부한 책을 4차례 발간했다.

(박 대통령 해외순방 책자 총 13권 목록: 연재 최종회 참조)

이를 감안해 보면,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봉사하고 소통하려는 점에서 소위 선진국의 국가원수들보다도 더 민주적이고 선진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을 존중하고 소통하려는 이런 유산이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변용되어 박근혜 정부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사진 중심으로 반세기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기로 하자.

<1> 1968년 9월 호주, 뉴질랜드 방문 

박 대통령은 1968년 9월 15일부터 25일까지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당시 16세, 성심여고 2학년)은 비공식수행원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외순방에 동행했다. 문화공보부는 순방결과를 1965년 10월 <대양주로 뻗는 협동의 대교>라는 책으로 발간했다. (세로 26,6cm x 가로 19.7cm, 133쪽, 1000부) 

1968년 12월 25일, 동아출판사도 <대양주로 뻗는 한국>이란 책자를 시판용으로 발간했다. (세로 26,6cm x 가로 19.7cm, 216쪽)

박 대통령의 호주와 뉴질랜드 순방 목적은 두 나라가 6.25전쟁 참전이후 맺어온 우호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아시아·태평양시대에 한국이 주역으로 나설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며, 우리의 축산, 산림, 어업의 발전과 해외진출을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와의 협력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때 큰 딸 근혜양을 데리고 간 것은 아버지로서보다 국가지도자로서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국가외교등 국제감각을 심어주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두 책의 사진을 중심으로 당시 순방외교의 현장을 돌아본다.

1) 김포공항 출발

박 대통령이 호주와 뉴질랜드 방문길에 오르던 1968년 9월 15일 오전, 김포공항에는 700여명의 환송객으로 붐볐다.
대통령 내외가 환송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박근혜 당선인 (이하 책자의 내용대로 ‘근혜 양’으로 표기)은 배웅 나온 학우들과 잠시 출발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 일행은 11시 노스웨스트 특별전세기편으로 호주 캔버라로 향했다.
당시까지도 우리는 대통령 전용기가 없었다.

박 대통령이 트랩에 오르면서 뭔가 흥미로운 장면을 보고 미소 지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육영수 여사와 근혜 양은 활짝 웃고 있는 아래 사진 속의 모습이 정겹다. 

  이어서 박 대통령은 호텔로 찾아온 호주 야당의 고프 위틀램(Gough Whitlam, 1916~생존: 1972-1975년 호주 총리 역임한 유력정치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는 동안, 육영수 여사는 아침 일찍 근혜 양과 함께 아동보호소를 방문하는 등 별도의 일정을 보냈다.

특히 근혜 양은 9월 17일 이동환 주호주 한국대사의 딸과 함께 멜버른으로 이동, 1772년 호주를 발견한 캡틴 쿡 기념관, 올림픽 경기장, 천주교 계통의 학교인 세이크리드 하트 걸스 칼리지(Sacred Heart Girls College, 1957년 개교), 멜버른 동물원을 방문했다.

9월 18일에는 전문 23개항에 달하는 <한·호 공동성명>이 발표됐는데, 여기에는 박 대통령과 고튼 총리의 정상회담과 일련의 한·호주 각료회의를 통해 한국과 호주의 정치, 경제, 기술, 과학, 문화, 사회 분야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캔버라에서의 2박 3일간의 일정을 보낸 박 대통령 일행은 9월 18일 오전 캔버라를 떠나 시드니로 향했다.

3) 시드니 방문

 박 대통령 일행은 9월 18일 오전 10시 45분 시드니에 도착했다. 

근혜 양은 9월 18일 점시 식사 후, 박 대통령과 시드니 항만시설을 둘러보았으며, 이어 육영수 여사와 같이 시드니의 콩코드 병원을 방문해 18년 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한국전참전 상이용사 9명을 위문하기도 했다.

또한 근혜 양은 시드니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박 대통령에게 “물건은 우리나라와 수준이 같은데, 포장이 잘 되었어요”라는 소감을 피력했는데, 박 대통령은 우리 상품이 호주를 비롯한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데 참고할 만한 지적을 해준 딸을 대견해했다. 

9월 18일 밤을 시드니 소피텔 웬트워드(Sofitel Wentworth) 호텔에서 지낸 박 대통령 내외와 근혜 양은 9월 19일 오전 10시 30분, 시드니 일정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향했다.

4) 뉴질랜드 방문

박 대통령 일행은 9월 19일 오후 3시 30분 뉴질랜드 오하키(Ohakea)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오하키 공군기지에서 홀리오크(Keith Holyoake, 1904~1983) 뉴질랜드 총리 내외 및 정치지도자들의 영접을 받은 박 대통령 일행은 뉴질랜드 정부가 제공한 2대의 특별 군용기 편으로 수도인 웰링턴으로 이동했다.
제1호기에는 박 대통령 내외와 홀리오크 총리내외, 제2호기에는 공식수행원과 근영 양을 비롯한 비공식수행원이 탑승했다.

웰링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웰링턴 시내의 교포 12명이 모두 나와 뉴질랜드 정부인사들과 함께 따뜻이 환영해주었다.

박 대통령 내외와 근혜 양의 숙소는 아더 포리트(Arthur Porritt, 1900~1994) 뉴질랜드 총독 관저에 마련됐다.

9월 20일 오전 박 대통령이 홀리오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육영수 여사는 근혜양과 함께 카리테인(Karitane)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병원 시설을 시찰했다.

또한 같은 날 오후 박 대통령 일행은 코마코라우(Komakorau) 치즈 공장도 시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