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진보정의당 양보 요구? ‘나몰라라’ 노회찬 눈에선 피눈물만
  • ▲ 안철수 전 교수가 11일 오후 5시 35분 대한항공 KE204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안철수 전 교수가 11일 오후 5시 35분 대한항공 KE204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을 비롯한 야권 진영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교수가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강행했다.

    “가난한 집 가장이 왜 집안 식구들 먹는 걸 빼앗으려고 하는가.”
     -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

    “안철수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는 야권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

    야권의 전면적 요구를 사실상 무시한 셈이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구호를 외쳤으면서도 결국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안철수 전 교수는 11일 오후 6시 미국 체류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전 교수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후보 사퇴에서 새 정치를 위해서는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고 약속드렸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면 더 낮은 자세로 현실과 부딪히며 일궈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한숨을 덜어드리는 것이 곧 제가 빚을 갚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 길을 위해 한발씩 차근차근 나아가며 다시 시작하겠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
    현실과 부딪히며 텃밭을 일궈 가겠습니다.”

    “저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에 국민의 삶과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

    “이번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선거 출마는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신인이 현실정치에 처음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질의응답>

    안철수 전 교수는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부산 영도가 아닌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지역주의를 벗어나 민심 바로 밑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 하지만 정치권에선 “노원병은 야세가 강한 지역으로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맞붙는 것보다 훨씬 당선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안철수 교수가 [정치욕심]으로 이 지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야권에서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안철수 전 교수는 “저 이외에도 양보하는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 만나는 것은 싫다”고 말했다.

    *) 야권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양보 요구를 전면 거부한 것이다.

    신당 창당에 대한 질문에는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철수 전 교수는 미국 체류 당시 영화 ‘링컨’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영화가 미국의 노예제도 폐지에 관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의지를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하는 노력들을 봤다”고 했다.

    *) 하지만 노예제도와 유사한 [북한의 3대 세습]과 관련, 날카로운 비판 한마디 해본 적 없는 안철수 전 교수였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여전히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선 “한 쪽이 대승적 차원에서 먼저 양보를 해 이 상황을 푸는 쪽이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여느 때와 같이 구체적 대안이 없는 두루뭉술 화법이었다.

     

     

  • ▲ 당장 안철수 전 교수에게 지역구를 뺏길 위기에 처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 당장 안철수 전 교수에게 지역구를 뺏길 위기에 처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 발등에 불 떨어진 진보정의당

     

    당장 [노원병 지역과 아무 상관없는] 안철수 전 교수에게 지역구를 뺏길 위기에 처한 진보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전 교수와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차례나 [양보해 달라]고 부탁했는데도 안철수 전 교수가 등을 돌리자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우리는 지난 40년간 여성운동, 인권운동, 생활정치인으로 활동해 오신 자랑스러운 김지선씨를 노원병 후보로 확정했으며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정당 후보들과 당당히 맞서겠다.”
        - 박인숙 최고위원

    진보정의당과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을 둘러싸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진보정의당은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노원병 지역구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전략 공천하면서까지 이번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 안철수가 불편한 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 역시 야권 내 경쟁대상으로 맞닥뜨리게 된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한 견제태세를 구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민주통합당의 노원병 공천 문제에 대해 “저희로서는 (안철수 전 교수에 맞서) 당연히 후보를 낼 것이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았던 홍영표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야권 전체의 통합 문제도 고민을 해야 하는데 ‘안철수 신당’은 야권이 분열하는 지름길”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안철수 전 교수 측이 문재인 전 후보 지원 조건으로 ‘미래 대통령’ 발언을 요구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추후 대화록 공개 가능성도 내비쳤다.


     

    #. 안철수의 구태를 아는 새누리당 
      

    안철수를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

    그동안 안철수 전 교수의 [구태]를 지켜봐온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였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이다.

    “안철수 교수가 새 정치를 하겠다는 인터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 당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정말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는 새 정치보다는 구태 정치를 보여줬고 단일화 타령만 하다가 퇴장했다.

    “이번에는 성함 그대로 ‘안철수니까 철수하지 말고’ 끝까지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실 것을 희망한다.”

     

    여의도 정가에선 안철수 전 교수의 서울 노원병 출마와 관련해 진보정의당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민주통합당은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새누리당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끌끌 차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