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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저녁 서울 정동의 음식점 달개비에서 회동했다. ⓒ 정상윤 기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저녁 서울 정동의 음식점 달개비에서 회동했다.
이곳은 지난해 안 전 교수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회동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안 전 교수는 이날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자들에게 박 시장과 만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에서 (박 시장과) 통화하면서 귀국 후 한번 만나자고 얘기를 나눴다.
사적인 인사와 함께 서울시의 난제들, 특히 상계동과 같은 강북 지역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 등을 시장님께 듣고 싶다.”
- 안철수 전 교수이어 박 시장이 도착하자 안 전 교수는 “상계동 주민들 만나느라 옷도 못 갈아입고 운동화도 그대로 신고 왔다”고 했고, 박 시장은 “선거운동 제대로 하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안 전 교수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인 9월 13일 이래 6개월 만이다.
안 전 교수는 당시 그 자리에서 대선 출마의 뜻을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이번에도 4.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안 전 교수 측에서 먼저 박 시장 측에 회동을 요청해 성사됐다고 한다.
이들은 약 50분간 만난 자리에서 각자의 선거 과정에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 건강 등에 대한 덕담을 나눴다고 배석한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의원이 전했다.“안 전 교수가 지난해 대선에 이어 노원병 선거를 경험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만난 이야기를 했다.”
박 시장은 안 전 교수에게 “정치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지역선거인 만큼 정말 낮은 자세로 주민과 만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안 전 교수는 상계동 지역 현안인 뉴타운이나 창동 지하철 기지 문제 등 지역현안을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
안 전 교수는 지난 11일 귀국을 앞두고 미국에서 박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의 뜻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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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측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온 안 전 교수가 인사 차 박 시장을 만나는 것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안 전 교수가 정치를 재개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향후 야권의 정개 개편과 관련해서도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민주당은 원칙적으로는 노원병 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이나 당내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가 지난해 야권 대선후보를 양보한 만큼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면 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전망이 나와 안 전 교수와 민주당 사이에서 박 시장이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된 뒤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현재는 민주당원 신분이다.
안 전 교수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하자 박 시장은 “안 교수님이 달라지셨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