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 “국내외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 활용한 듯” 추정
  • ▲ 2005년 5월 25일 '림팩(RIMPAC)' 훈련이 끝난 뒤 '항모강습단'과 일본 자위대를 이끌고 항해 중인 美핵항모 '니미츠'호.
    ▲ 2005년 5월 25일 '림팩(RIMPAC)' 훈련이 끝난 뒤 '항모강습단'과 일본 자위대를 이끌고 항해 중인 美핵항모 '니미츠'호.

    지난 5일 김정은의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美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오는 10일 경 부산항에 입항한다”며 난리를 피웠다.

    북한의 주장에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깜짝 놀랐다.
    美항공모함의 정확한 위치(좌표)와 일정은 [기밀]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군의 기밀을 빼냈을 것”이라고 추측하자
    북한이 휴민트(HUMINT. 인간첩보),
    군 이메일 등에 대한 해킹,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우리 군과 미군의 기밀을 빼낸 게 아닌가 하고
    군당국은 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 패거리가 美항공모함의 구체적인 일정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의 [인터넷]에 올라 온 글 덕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통 항공모함이 훈련 직전에 우리나라에 입항하면 잠깐 상륙해 여가를 즐긴다.
    이때 상륙하는 승무원들을 위해,
    관광버스 대절이나 관광지 선택 등을 해주는 [에이전시]가 있다.

    여기에서 버스기사나 렌트카 기사를 모집하는 광고를 올리는 데 이런 걸 찾아낸 것 같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승무원이 6,000여 명이다.
    항모 전투단에 소속돼 움직이는 구축함-순양함 승무원까지 합치면 8,000여 명이나 된다.

    이들에게 관광안내를 하는 [에이전시]나 [여행사] 등에서
    인터넷에 올린 글로 [항모 입항 일정]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 [항모 입항 일정]이 처음 올라온 곳은
    국내 최대의 DSLR 카메라 동호회인
    <SLR클럽> 자유 게시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방문자는 하루 수만 명이 넘는다.

    웹 검색을 해보면 <니미츠>호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는 다른 [흔적]도 있다.
    바로 <니미츠>호와 항모 전투단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 해외 군사정보 매체들이다.

    지난 4월 19일 미국의 <샌디에고 소스(San Diego Source)>,
    4월 20일에는 일본의 <팬오리엔트뉴스(Pan Orirent News)>가
    美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니미츠 항모전투단>이 조만간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초에는 베트남의 한 언론이
    “<니미츠 항모전투단>이 한반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 ▲ [공개정보수집(OSINT)]을 통해 원가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설명한 그래픽. 9.11테러 이후 주목받은 [OSINT] 기법은 현재 비즈니스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 [공개정보수집(OSINT)]을 통해 원가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설명한 그래픽. 9.11테러 이후 주목받은 [OSINT] 기법은 현재 비즈니스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김정은의 별동대인 <정찰총국>[사이버 부대]들이
    이처럼 해외뉴스나 인터넷에 올라 온 글 등을 통해 [정보수집]을 하는 것을
    세계 정보기관에서는 [공개정보수집(OSINT. Open Source Intelligence)]이라고 부른다.

    美정부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 카에다>와 같은
    [네트워크형 테러집단]의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공개정보수집]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美정부는 [공개정보수집] 활동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패턴]으로 만들어 분석하기 위해
    이른바 [빅 데이터]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했다.

  • ▲ NATO 훈련에 참가한 '니미츠'호 옆으로 B-52H 전략폭격기와 F/A-18 호넷이 날고 있다.
    ▲ NATO 훈련에 참가한 '니미츠'호 옆으로 B-52H 전략폭격기와 F/A-18 호넷이 날고 있다.



    한편 동해에서 [항공모함 타격 훈련]을 하기 위해 방한하는
    美항모 <니미츠>호와 [항모 전투단]은
    오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항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니미츠 항모전투단>에는 <몸센> <프레블> 등 이지스 구축함과
    <프린스턴> 이지스 순양함 등이 소속돼 있다.

    이미 도착한 <LA>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 <브리머톤(배수량 6,900톤)>과
    이지스 구축함 2척, <P-3C 오라이언> 대잠 초계기 등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우리 해군과 함께 서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을 한다.

    우리 해군에서는 <충무공이순신(배수량 4,500톤)>급 구축함 등 수상함 6척과
    <214급(배수량 1,800톤 급)> 잠수함, <P-3C 오라이언> 대잠 초계기,
    <링스> 헬기 등이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