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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김정은의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美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오는 10일 경 부산항에 입항한다”며 난리를 피웠다.
북한의 주장에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깜짝 놀랐다.
美항공모함의 정확한 위치(좌표)와 일정은 [기밀]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군의 기밀을 빼냈을 것”이라고 추측하자
북한이 휴민트(HUMINT. 인간첩보),
군 이메일 등에 대한 해킹,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우리 군과 미군의 기밀을 빼낸 게 아닌가 하고
군당국은 긴장하기도 했다.하지만 김정은 패거리가 美항공모함의 구체적인 일정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의 [인터넷]에 올라 온 글 덕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통 항공모함이 훈련 직전에 우리나라에 입항하면 잠깐 상륙해 여가를 즐긴다.
이때 상륙하는 승무원들을 위해,
관광버스 대절이나 관광지 선택 등을 해주는 [에이전시]가 있다.
여기에서 버스기사나 렌트카 기사를 모집하는 광고를 올리는 데 이런 걸 찾아낸 것 같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승무원이 6,000여 명이다.
항모 전투단에 소속돼 움직이는 구축함-순양함 승무원까지 합치면 8,000여 명이나 된다.
이들에게 관광안내를 하는 [에이전시]나 [여행사] 등에서
인터넷에 올린 글로 [항모 입항 일정]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게다가 이 [항모 입항 일정]이 처음 올라온 곳은
국내 최대의 DSLR 카메라 동호회인
<SLR클럽> 자유 게시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방문자는 하루 수만 명이 넘는다.
웹 검색을 해보면 <니미츠>호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는 다른 [흔적]도 있다.
바로 <니미츠>호와 항모 전투단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 해외 군사정보 매체들이다.
지난 4월 19일 미국의 <샌디에고 소스(San Diego Source)>,
4월 20일에는 일본의 <팬오리엔트뉴스(Pan Orirent News)>가
美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니미츠 항모전투단>이 조만간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초에는 베트남의 한 언론이
“<니미츠 항모전투단>이 한반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
김정은의 별동대인 <정찰총국>[사이버 부대]들이
이처럼 해외뉴스나 인터넷에 올라 온 글 등을 통해 [정보수집]을 하는 것을
세계 정보기관에서는 [공개정보수집(OSINT. Open Source Intelligence)]이라고 부른다.
美정부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 카에다>와 같은
[네트워크형 테러집단]의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공개정보수집]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美정부는 [공개정보수집] 활동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패턴]으로 만들어 분석하기 위해
이른바 [빅 데이터]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했다. -
한편 동해에서 [항공모함 타격 훈련]을 하기 위해 방한하는
美항모 <니미츠>호와 [항모 전투단]은
오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항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니미츠 항모전투단>에는 <몸센> <프레블> 등 이지스 구축함과
<프린스턴> 이지스 순양함 등이 소속돼 있다.
이미 도착한 <LA>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 <브리머톤(배수량 6,900톤)>과
이지스 구축함 2척, <P-3C 오라이언> 대잠 초계기 등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우리 해군과 함께 서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을 한다.
우리 해군에서는 <충무공이순신(배수량 4,500톤)>급 구축함 등 수상함 6척과
<214급(배수량 1,800톤 급)> 잠수함, <P-3C 오라이언> 대잠 초계기,
<링스> 헬기 등이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