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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이상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이
[북한에 포기한 것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사실상 왜곡됐다는 것을 증명할
또 다른 여론조사가 나왔다.질문 방식을 교묘하게 채택해
원하는 답변을 유도한
[왜곡]이라는 일각의 주장의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더불어 상당수의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나눈 대화록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며,
이를 알게 될 경우
여론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노무현-김정일의 2007년 정상회담 대화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느냐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리얼미터>는 이번 조사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야는 똑같은 회의록을 놓고도
[NLL 포기다], [포기가 아니다]라는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 하고,
보수와 진보 언론도
각자의 프레임으로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이와 관련한 여론조사 역시,
[NLL 포기가 아니라고 보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의견과
[여론조사 설문 문항이 잘못됐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니,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헷갈릴 뿐이다." -
1. <한국갤럽> 조사
<한국갤럽>은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공개한 날부터 이틀이 지난 후
가장 먼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조사결과 응답자의 53% 가량이
[NLL 포기 발언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포기 발언이다]라고 답한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이 조사 덕분에
궁지에 몰렸던 민주당은 반색했다.또 친노-좌파 매체들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이 기사들은 당시
<네이버> 정치 뉴스 섹션에서
가장 많이 읽은 뉴스로 랭크되면서
집중 조명됐다.여론조사 기관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쟁점에 대해
여론 재판을 내려준 셈이다.2. 조사 방식, 여론 왜곡 유도했다
당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질문은 이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방한계선, NLL 지역에서 우리 군대를 철수하고 평화지대를 만들어
남북한 공동 어로, 공동 개발 제안을 했습니다.이에 대해 우리 영토인 NLL 포기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러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NLL 포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구구절절한 설명을 서두에 배치한
보기 드문 질문 방식이었다. -
이에 대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뉴데일리 논설실장)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NLL 포기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유도한 것이다.만약 질문을 달리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
변희재 대표가 제시한
올바른 질문 유형은 다음과 같다."NLL은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데…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되어 있다.나는 김 위원장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뀌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러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 변희재 질문에 [NLL 포기 맞다] 답변 더 많아
<리얼미터>는 먼저
<한국갤럽>의 질문 방식 그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그리고 다른 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주장한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결과는 질문에 따라 전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
(조사대상: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
조사방법: 유무선 RDD 자동응답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4.4%p) -
▲ A형 <한국갤럽 질문 유형>
<리얼미터>가
<한국갤럽>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의 시점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응답자의 55.6%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NLL 포기가 아니라는 응답을 했다.NLL 포기라는 응답은 30.2%이었다.
<한국갤럽>의 조사보다
양측 의견이 좀 더 높게 나타났을 뿐,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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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형 <변희재 제시 질문 유형>
하지만 변희재 대표가 주장한 질문,
그리고 선택지를 [NLL 포기다], [포기가 아니다]라는 2점척도에서
더 상세히 분류한 4점척도로 조사한 방식은
결과가 전혀 달랐다.[NLL 포기를 넘어 상납]이라는 응답이 16.6%.
[사실상 NLL 포기]라는 의견이 24.9%.두 응답을 합치면 41.5%가 [NLL 포기]라는 응답을 했다.
[NLL 포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는 의견이 17%.
[NLL 포기와는 완전히 무관한 내용]이라는 의견이 23.1%.두 응답을 합치면 [NLL 포기가 아니다]는 의견이 40.1%였다.
오히려 노무현 NLL 발언이
포기 발언이라고 답한 사람이 더 많았던 것.결국 NLL 포기 논란과 관련한 여론조사는
질문에서 어느 부분을 발췌하여 설명하느냐에 따라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변희재 대표의 주장이 옳았다는 방증이다.
4. 국민들 노무현 발언 실체 잘 몰라
눈에 띄는 점은 국민들이
정치권 파장을 몰고 온 노무현 NLL 발언의 진짜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회의록 전문을 다 읽어봤다]는 응답자는
16.5%에 불과했다.[읽어보지 못했고 언론에 소개된 일부분만 봤다]는 응답이 73.8%.
[전혀 보지 못했다]는 응답이 9.7%였다."결국 상당수의 응답자들은
회의록 전문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이나 여야에 의해 발췌되고 재해석된 주장,
즉 짜여진 프레임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한 상황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실제로 문제가 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17%로
NLL 질문에 답한 사람은 겨우 608명에 불과했다.국민들이 그만큼 NLL 문제에 대해 관심이 적었고,
이 때문에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매체가 보도하는대로 여론이 휩쓸린 셈이다.만약 국민들이
노무현 NLL 발언을 육성으로 다시 전해듣는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여론조사 질문을 할 때
어떤 부분을 발췌하느냐에 따라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NLL 포기 논란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인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마치 교통사고를 목도하지 못한 사람에게
증인심문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 NLL 포기 논란의 경우,
여론조사 기관들도
스스로의 영향력과 책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