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SNS에서도 조직적 대선개입"…"여론조작 드러나" 


    장외투쟁에 따른 준비부족 등으로 '무딘 국감'을 은근히 걱정했던 민주당은 국정감사 초반 굵직한 이슈를 터뜨리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자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은 국감 초반에 지난 대선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작업과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을 구실삼은 대선개입 의혹까지 드러나자 국가기관의 총체적인 대선 개입 의혹이 있었다며 연일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서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인터넷 공간 뿐만아니라 SNS상에서도 댓글 작업을 통한 조직적인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며 국정원 개혁을 재점화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은 2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에 기재된 국정원의 SNS 여론조작을 위한 댓글 내용 5만5천689건을 분석해 공개하고 "국정원의 선거장악"이라고 집중 성토했다.

    트윗 내용을 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준비된 대한민국 1등 대통령 박근혜 후보"(12월1일), "5~70년대를 살아본 우리 세대들은 박정희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9월13일), "박근혜의 친근한 미소, 문재인의 놀란 토끼눈, 안철수의 느끼한 능구랭이 얼굴"(9월18일) 등 칭찬·지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북관은 간첩수준"(11월23일), "문재인은 종북정권"(10월28일), "찰쓰(안철수)나 재인이가 대통령 할 바엔 차라리 개나 소를 시키세요"(9월2일), "문재인 종북은 사회에서 배제돼야 빙고"(9월2일) 등 비방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국정원 직원들은 "안철수와 박원순의 만남은 협찬, 특혜, 구라, 뻥, 위선을 극대화한 사건!"(9월19일)이라며 야권연대를 비난하는가 하면, "호남에 진심으로 대하는 박근혜와 호남을 호구로 보는 안철수와 문재인을 민심은 알아줄 겁니다"(9월26일)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국정원은 박근혜 후보의 온라인 선거팀이었다"(이춘석), "선거개입을 넘어선 선거장악"(박영선), "국정원, 군, 국가보훈처가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것은 다시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돌아가는 것"(박지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특히 지난해 10월8일 국회 외통위 감사에서 정상회담 회의록 논란이 불거진 이후 트위터에서 '종북' 관련 글이 주를 이뤘고 청와대 회의에서 대화록 폐기를 논의했다는 글과 이석기 의원에게 여적죄 적용을 언급한 글 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트위터에서 유포한 게 현재 대화록 실종 사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에서 악용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뭔가 비상계획이 있었고 그것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라며 "국정원이 여론 조작에 개입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중간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개입,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말과 공약 파기, 청와대·공기업의 인사 난맥, 친일찬양·독재미화·역사왜곡, 4대강 사업과 원전비리 등 5대 난맥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감 중반전인 이번 주부터는 이 같은 쟁점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 5년 및 박근혜정부 8개월의 실정과 국정운영 난맥상을 집중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