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나진-하산 협력' 포함
    북한 비핵화 문제도 원칙적으로 명기 전망



     한국과 러시아는 이달 중순 서울에서 개최하는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경제협력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문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정부 소식통은 3일 "양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앞으로의 협력 방향을 담기 위해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 비핵화 원칙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가장 최근인 2010년 공동성명에서 "현존하는 역내 핵 문제를 외교적 방법을 통해 포괄적이고 완전하며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9·19 공동성명 및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이행을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을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더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이보다 더 강화된 문구를 넣는 방향으로 양국간 협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 역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공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 방법론에서 비핵화 사전조치를 요구하는 한미 양국과는 온도차가 있고 과거 북한과 특수 관계에 있었다는 점에서 표현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협력구상 문제도 성명에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 사업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성명에 주요하게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북한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추진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나진-하산간 철도 현대화 작업, 북한 나진항 현대화, 복합 물류사업 추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9월 나진항과 러시아 극동 하산을 잇는 철도는 개보수 작업을 마치고 재개통한 상태다.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해 남·북·러시아간 물류운송 분야에서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현재의 여건상 남·북·러간 전면적인 3각 협력을 당장 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부분적인 3각 협력 사업 측면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의미가 있다"면서 "만약 잘되면 한러 관계 측면에서나 남·북·러 3각 협력 차원, 새 정부의 유라시아 협력 구상 측면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참여 주체는 기업이므로 공동성명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양측의 의지가 담기는 방향으로 문안이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명에는 또 중장기적인 과제인 남·북·러 가스관 연결,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우주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