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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건설과 연구ㆍ개발(R&D) 분야 등 양국간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대한민국 첫 '부녀(父女) 대통령'이고, 리 총리는 1965년부터 1990년까지 25년간 장기집권한 아버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뒤를 이은 '부자(父子) 총리'다.
두 사람은 또 1952년생 동갑이며, 모두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의 정치인이다. 지난 2004년 각각 한나라당 대표와 싱가포르 총리에 오른 인연도 남다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는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뛰어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해서 경제성장 이룬 그런 공통점이 있다"면서 "이제는 또 창조와 혁신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도약을 해야 되는 공통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시점에서 우리 양국이 미래 지향적인 그런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 두 나라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지난 몇십 년 동안 우리 양국 모두 비교적 저개발국에서 산업화를 통해 신흥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공감했다.
리 총리는 "양국 간에 차이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사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한 만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데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싱가포르의 금융ㆍ물류 분야 장점과 우리의 제조업ㆍ정보기술(IT)ㆍ건설 분야의 장점을 결합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아세안(ASEAN)이 도로ㆍ철도 등 수송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인프라의 역내 통합을 증진시키는 '물리적 연계'를 추진 중인 만큼, 싱가포르와 함께 아세안 인프라 분야 진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싱가포르가 추진중인 중국 및 동남아 지역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에 우리 건설업체의 참여를 지원하고, 우리 기업이 동남아ㆍ중앙아시아 지역에 투자 중인 대규모 인프라ㆍ플랜트 프로젝트에 싱가포르 금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간 실무 채널을 구축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연구ㆍ개발(R&D)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1997년 체결된 과학기술협력협정에 따른 과학기술공동위를 내년초에 개최해 양국간 창조경제 전반에 관한 논의 및 협력을 확대하고, 과학기술연구청과 보건산업진흥원이 이날 체결한 바이오메디컬 분야 양해각서(MOU)를 기초로 나노 로봇분야까지 협력범위를 확대키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중동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최대 해외건설시장인 점을 감안해 향후 있을 주요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도 요청했다.
양 정상은 내년 하반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관련, 양국이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구체적 성과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