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고모부이자 2인자라는
    <장성택>도 사흘 만에 처형하는 곳에서
    보통 주민들의 인권은 과연 어떻겠느냐.
    지금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이처럼 위기인데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인권법 제정에 대해 별다른 의지가 없는 것 같다.”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김정은 정권 만행 규탄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한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의 이야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관하고,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 납북자가족모임,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바른사회시민회의,
    바이트, 북한개혁방송,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등
    22개 북한인권단체가 함께 했다.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은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방치]돼 있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는 데 대해
    새누리당이 거의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은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를 규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에서는
    [소리 없는 처형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나흘 전에 북한 쪽 소식통이 전화를 받았다.
    현재 북한은 초긴장 상태라고 한다.
    언론 보도만 보면
    북한 주민들이
    평상시 같은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막은 공포와 긴장의 연속이라고 한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혜산시 등에서는
    주민들 서로 감시하도록
    당에서 지시를 내린 상태라고 한다.
    또한 모든 주민들에게
    장성택과 관련한 자아비판서를 쓰도록 지시했다.

    다른 쪽에서 들어온 정보로는
    나선, 청진의 당 간부들을 평양으로 끌어올려서
    인민보안부(경찰) 마당에서 처형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쪽 정보로는
    혜산시에서도 몇몇 당 간부들이 평양으로 불려간 뒤
    그 가족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 당, 행정, 보안 계통 간부들이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장성택>과 연관된 간부들을 몰래 평양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장 씨 성을 가진 사람들마저 상당히 불안해한다고 한다.
    <장성택>과 연관이 없음에도
    그걸 증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이 같은 [공포정치]에
    북한 주민들이 치를 떤다는 게
    <김승철> 대표의 주장이었다.

    “북한 주민들은
    <장성택> 처형을 권력싸움의 결과로 보고 있다.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자기들끼리 잡아먹는데
    이러다 나라가 망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한다.
    주민들끼리 하는 가장 많은 이야기는
    [김정은이 지 애비보다 더 악독하다]며
    치를 떤다는 점이다.

    지방에서 조용하게
    <장성택>과 관련된 사람들은 숙청하는데
    이 상황에서 주민들은 저항을 할 수가 없어
    지켜만 보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도 못할 정도로
    매우 겁을 먹고 있다고 한다.”


    <김승철> 대표는
    <장성택> 숙청의 후폭풍이 엄청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되는 희생자 수는 최소한 5만여 명.

    그 근거로
    과거 북한에서 벌어진 [숙청 사건]을 예로 들었다.

    “5만 명이 희생당할 것이라는 근거는
    과거의 [숙청 사건]이다.

    [심화조 사건]을 예로 들면
    처음 문제가 된 건 6명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경력을 따지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커져 결국 2만 5천여 명을 숙청했다.

    <장성택>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다. 

    <장성택>이 맡았던
    행정부, 인민위원회, 보안서 등에 인맥이 많다.

    이들 숫자가 1,000명 정도라면
    4인 가족으로만 봐도 4,000여 명,
    그들의 직계가족까지 합치면 1만 명이 넘어간다.
    여기다 <장성택>을 끼고 외화벌이를 했던
    군 인사들까지 합치면 5만 명은 충분히 넘을 것으로 본다.”


    <김승철> 대표는
    <장성택> 숙청 사건이
    [장성택 세력]과 [당 조직부], 그리고 [군부 세력]끼리
    서로 [자금줄]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벌어진 일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장성택>의 힘이 워낙에 크니까
    당과 군부가 죄목을 만들어 <김정은>을 압박한 거 같다.

    이번 사건은
    2001년 김정남이 일본에서 체포돼
    후계자에서 밀려난 때부터
    시작된
    [이제강-장성택 간의 권력싸움]의 최종 결과라고 본다.

    <장성택>이
    <김정일> 뇌졸중 이후
    곳곳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했고,

    특히 경제 분야에서 자기 권력을 강화하고
    사람을 심은 게 문제가 된 것 같다.”


    <김승철> 대표는
    <장성택> 처형에 이은 숙청을
    [국제사회나 유엔이 그냥 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온 <김석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은
    <장성택> 숙청에 이어
    북한 주민들에게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므로
    하루 속히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성택 사건과 같은 야만적인 일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데도
    대한민국 국회에서 아직도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동안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수용소에 가면
    어떤 야만적인 일을 당하는지 증언을 했다.

    그럼에도 2005년부터 시작된 북한인권법을
    국회가 그대로 낮잠 자게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4년, 일본에서도 벌써 통과됐는데
    우리나라 국회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을 못 본 척하는 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김석우> 원장은
    [장성택 처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북한의 인권실장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권이
    아직 망하지 않고 유지되는 건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외부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것,
    그래서 외부, 심지어 중국에서 일어난 일에도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폭압정치를 하는 것이다.
    특히 김일성-김정일 유일절대권력을 비판하거나
    불경스러운 표현을 하면 가차 없이 처벌해왔다.
    그래서 주민들이 정권에 대한 불만을 못가진다.

    그런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는 사람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내부 문제라고 말한다.

    이말은 마치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는 모습을 보고,
    [왜 나치 내부의 일을 갖고 뭐라고 하느냐]는 말과 같다.
    그러면서 북한의 식량이 문제라고 떠든다.

    북한 식량 문제의 1차적 책임은 북한 정권에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식량을 줄 책임이 없는데도
    새누리당 의원조차 별 반박을 못한다.

    북한 식량 문제는 북한에 인권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이 정치가 틀리면 틀렸다고
    비판할 자유가 생기면 식량 문제를 풀 수 있다.”


    <김석우> 원장은
    일부 국내언론이 <장성택> 처형을 보고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어 가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겉으로 보면
    김 씨 일가의 3대 세습이
    안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건 역으로 생각하면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불안감에서
    상상도 못할 처형을 실행한 것이다.

    이런 야만적인 일을 본 북한 주민들은
    이제 모두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생산 활동이 줄어들고 경제도 쪼그라들 것이다.

    중국도 그동안 전략적인 생각으로
    북한 정권을 [이웃]으로 보다가 이제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중국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저지른
    북한 정권을 과잉보호하다 국제사회에서 큰 손해를 봤다.

    이번에도 북한을 편든다며 문제가 커질 것이다.
    앞으로 북한 정권이 사는 길은 개혁개방 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개혁개방을 할까?
    김정은이 권력을 포기해야 하는데?
    문제는 김정은이 [결단]을 못 내리면
    인권침해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어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이
    [초법적, 약식 또는 독단적 처형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청원]에 대해 설명했다.

    <권은경> 국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에서 줄지어 일어날 [공개처형]과 [대규모 숙청]을
    막기 위해 유엔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했다고 밝혔다.

    “12일, 조선중앙TV에서
    북한 장성택 처형 뉴스가 나온 이후,
    북한인권 NGO에서 국제사회에 어필한 결과
    유엔의 반응이 있었다.

    COI 측에 장성택 처형의 전반에 대해 설명을 하고
    판결문을 번역해 전달했다.
    COI는 그렇지 않아도 우려하고 있었다는 답변을 해왔다.”


    <권은경> 국장은
    유엔 청원서에
    <장성택>과 측근 고위급의 처형만이 아니라
    앞으로 대량살상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어 <정영지>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가
    [김정은 정권의 반인권적 행태 규탄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 낭독 뒤에는 대학생들의 [퍼포먼스]와 구호가 이어졌다.

    김정일 정권은 국제법규를 준수하라!
    김정일 정권은 공개처형을 즉각 중단하라!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라!


    북한인권단체들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지만
    1인 독재체제가 완성되거나
    체제가 안정되기 보다는
    되레 불안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권력의 특성상
    체제가 안정되면 유화적인 정책을 쓰는 데
    지금 <장성택>과 관련된 사람을
    모조리 숙청하려는 <김정은>의 모습을 보면
    안정은커녕 오히려 불안하다는 평가였다.

    다음은 김정은 규탄 기자회견 선언문 전문이다.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인 인권만행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특별군사재판에서 공화국 형법 제60조(국가전복음모행위)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을 즉시 집행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8일 당 정치구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숙청한지 불과 4일만이다.

    이번 장성택 사형 절차는 불복없이 단심으로 이뤄진 사형 판결과 즉시 집행이었다. 이는 북한이 가입한 자유권 규약(ICCPR)에 명백히 위반되는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즉결처형이다.

    자유권 규약 제6조 제1항에는 ‘모든 인간은 고유한 생명권을 가지고 이 권리는 법률에 의해 보호되고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박탈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규약 제6조 제2항은 ‘사형을 폐지하지 않은 국가에서의 사형은 범죄 당시의 현행법에 의해 자유권 규약 및 집단살해죄의 방지 및 처벌에 관한 협약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중한 범죄에 대해서만 선고돼야 하고, 권한 있는 법원이 내린 최종 판결에 의해서만 집행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14조 제5호는 ‘유죄 판결을 받은 모든 사람은 법률에 따라 그 판결 및 형벌에 대해 상급 법원에서 재심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국제인권규범을 비웃기나 하듯 속전속결로, 그것도 군사재판이라는 형식을 빌려 고작 4일 만에 장성택을 형상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다. 21세기 문명의 시대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만행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지난 12월 16일 “북한 정권이 국제 인권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매우 근본적인 인권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까지 이어져 온 세습 독재정권은 자신의 독재를 유자하기 위해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무자비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 헌법에는 허울좋게 주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서도, 자신들의 권력에 충성을 보이지 않는 주민들은 적법한 절차 없이 자의적인 처형과 정치범수용소로 보내고 있다.

    물론 북한 독재정권의 폭압성과 잔인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1956년 김일성의 8월 종파사건, 1990년대 말 김정일의 ‘심화조 사건’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세습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ㄹ은 사람들이 반당종파주의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김영주나 장성택처럼 설사 그 사람이 가족이나 친척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수령이라는 절대권력에 도전하고는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김정은이 절대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고모부인 장성택을 일사천리로 처형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문제는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숙청과 사형집행이 장성택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북한은 장성택 ‘일당’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대대적인 숙청을 예고했다. 결국 장성택 라인으로 불리는 수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법적 절차 없이 소리 소문 없이 형장의 이슬로, 정치범 수용소로 강제추방될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1인 독재지배체제의 완성을 위해서라면 가족까지도 무참히 처형하고 사람 목숨 정도는 우습게 여기는 김정은의 공포통치와 인권탄압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북한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주민들을 수령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극악한 인권만행에 양심있는 이들의 관심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김정은 정권이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더 이상 북한 주민을 무자비하게 고문하고 자의적으로 처형할 수 없도록 유엔의 ‘초법적, 약식 또는 독단적 처형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신속한 개입을 촉구한다. 우리는 또한 유엔인권이사회와 북한인권특별보고관, 국제인권단체와 인권운동가들에게도 북한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할 것이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바이다.


    2013년 12월 19일

    김정은 정권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하는
    북한인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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