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텃밭, 박원순 무능 상징…與 공통인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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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노들섬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미화 기자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노들섬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미화 기자

     

    14일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노들섬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박원순 시장이 꾸며놓은 텃밭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정책발표 준비를 끝마쳤다.

    같은 시간 좁은 길을 따라 50여 미터를 들어간 텃밭 안쪽에서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김황식 전 총리의 정책발표가 시작됐다.

    예정보다 10분 먼저 시작한 정책발표는 11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정책 발표를 마치고 나오는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은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

    김 전 총리의 차량이 빠져나간 뒤에야 이 최고위원은 노들섬 입구에 마련한 자리에서 “청소년이 꿈꾸는 장소, 노들섬”이라는 주제로 정책발표를 시작했다.

    새누리당 경선후보가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정책발표를 계획한 것이다.
    노들섬은 오세훈 전임시장의 한강 르네상스의 핵심지역으로 서울시가 토지를 매입, 관련사업을 준비해 왔으나 박원순 시장으로 교체되면서 모든 사업이 중단, 현재는 텃밭의 모습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한목소리로 노들섬을 박 시장의 ‘무능’을 상징하는 곳으로 꼽는다. 서울의 중심, 알짜배기 땅을 텃밭으로 놀릴 것이 아니라 보다 생산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도 김황식 후보는 한류 복합문화시설을, 이혜훈 후보는 청소년 꿈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는 이곳에서 대관람차를 이야기 했다. 

    야당에서는 본선에서 맞붙을 상대가 박원순 시장으로 일찌감치 결정되다 보니 정책도 가야할 곳도 후보들끼리 닮아 있는 점이 많다. 후보들끼리 동일한 현장에서 만나는 일은 부지기수다.

    이날도 김황식, 이혜훈 후보 양측은 서로 “우리가 먼저 계획했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일정이 전일 오후께나 확정, 알려지다 보니 이같은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노들섬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미화 기자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노들섬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미화 기자

     

    지난 4일 김황식 후보는 세빛둥둥섬 방문을 취소했다. 정몽준 후보와 같은 날 예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곳 역시 여당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박원순 시장의 실정을 지적하는 장소이다.

    김황식 후보는 이날 노들섬에서 정책발표회 말미에 “이곳에서 발표를 마치고 세빛둥둥섬으로 간다. (과거) 정몽준 후보와 겹쳐서 제가 양보하고 안갔다. 언론에 서로 같이 경쟁적으로 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그곳에서 우리를 맞이하고 설명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텃밭에서의 양보는 없었다. 김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정책발표를 한다는 것을 오늘 오전에야 알았는데 미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이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이 지지율로 연결되고 있다는 게 후보 측의 설명이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과 처음으로 45.8%의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출마 선언 1개월 만에 본선경쟁력이 본격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