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해사안전법 등 세월호 참사 관련법안 조속히 처리해야"
  • ▲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영선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이미화 기자
    ▲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영선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이미화 기자


    환경오염배상책임 보험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벽에 가로 막혔다.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법이 또다시 법사위에 계류되면서 법사위와 환노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한 '해사안전법 개정안'을 법사위가 늦장 처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환경오염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법률상 문제가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도 아직 안 됐다"며 "그 부분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으므로 법사위 2소위로 넘겨서 관련 부서 협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법사위가 월권을 한다는 말이 있다"며 "법사위가 그렇게 할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흡할 때 보완하자는 것인데 월권 형태로 (법안을) 잡으면 법사위가 논란의 중심이 되므로 (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앞서 환노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놓고 법사위가 법률안의 체계와 자구를 넘어 내용에 대해 월권적 심사를 하고 있다"며 법안의 법사위 의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23일 "관련법안을 법사위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면서 "법사위가 또다시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사위가 세월호 참사 유사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들이 발의됐음에도 이를 제때에 처리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박의 입·출항 규정을 통합하고 항만 관제를 강화한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안', 해사안전 감독관제도를 도입하고 안전운항을 위한 교육시설을 운영하도록 한 '해사안전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구난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한 '수난구호법 개정안', 해양사고가 잦은 지역의 조류신호 표지를 의무화한 '항로표지법 개정안'도 세월호 참사 재발 방지법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들이 심의한 법안들을 법사위가 줄줄이 계류시키면서 [법사위가 월권으로 골목대장 노릇을 한다]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마당에 재발 방지법안 처리가 최우선 과제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옥남 바른시민사회 정치실장은 "법사위는 상임위에서 심의돼 올라온 법안들을 최소한으로 수정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지나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법안 통과를 저지한다면 이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외국인투자촉진법을 붙잡고 처리를 지연시켰다"며 "법사위는 지금까지 문제가 많은 행태를 보여왔다"며 "이런 식으로 끝까지 발목잡고 명목도 없이 정당하지 못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다음 법사위위원장에게 나쁜 전례를 남기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 중에 중요하지 않은 법안이 없겠지만 중점 처리 법안을 우선 분류해서 시급한 법안은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해사안전법 등의 세월호 참사 관련법안을 조소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사무처는 "해사안전법의 경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월21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고 5일간의 숙려기간과 동일 제명의 법률안을 먼저 심의해야 하는 법사위의 의사일정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 심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또 "4월 임시국회에서는 15일 법률안 심사가 가능했지만 해양수산부 장관이 농해수위 최초 업무보고를 해야 하는 관계로 심사연기를 요청해 심사를 못했다"며 "해사안전법과 선박교통사고처리특례법안 모두 보통의 의사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심사가 진행중에 있고 고의나 다른 이해관계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