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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서 밝히겠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가 야당의 잇딴 자진사퇴 공세에 “언론 보도내용이 왜곡됐다”며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정면 돌파의 뜻을 밝혔다.문 후보자는 최초 기자 출신 총리로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대개조 작업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으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혹독한 언론 검증에 시달리고 있다.
문 후보자는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출근길 기자들에게 여권 내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문제는 차츰차츰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교회 및 강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내가 지금 과거에 발언이 잘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다시 봐야하고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류도 읽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과거 칼럼과 강연 내용 등을 재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 2012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용산의 온누리교회 특별강연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으로 규정,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발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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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문 후보자 측은 “윤치호(친일파)의 발언을 먼저 인용한 뒤 식민지배가 끝나도 분단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됐을 것인데 하나님의 분단과 6·25라는 시련을 주셨고, 우리 국민이 이를 잘 극복해 오늘날과 같은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또 “이는 직접 발언한 내용이 아니라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인데 마치 후보자가 발언한 것처럼 왜곡했다.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신자를 대상으로 한 종교적 의식의 발언인데 이를 일반인의 역사인식인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자 측은 전체 글의 문맥을 파악하지 않고 특정 발언만 부각해 악의적인 편집을 한 언론사에 대해 법정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청문회까지 간다고 결론을 낸 데도 문 후보 측은 끝까지 해명해 논란을 씻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국무총리실 인터넷 사이트(http://pmo.go.kr)에 언론 보도를 통해 문제가 된 문 후보자의 과거 교회 강연 동영상을 게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많은 국민들이 전체 영상을 본다면 짜깁기 돼 보도된 문 후보자의 발언의 진위여부가 판가름 나 부정적인 여론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국무조정실 공보실장은 “후보자의 강연 전문과 동영상을 게재해 국민들께서 직접 판단하시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의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에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이 두 달이 가까워지도록 안대희 내정자의 자진사퇴 등으로 신임 총리의 인사청문회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인사에 실패할 경우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은 맥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 후보자는 다른 논란거리인 일본의 과거사 배상문제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모드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은 일본측의 형식적인 말뿐인 사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취지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간 한·일 간 외교교섭 상황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다.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우리 정부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입장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주말인 14일에는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일요일인 15일에는 오전 교회예베에 참석한 뒤 오후에 집무실에 출근해 청문회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오는 16일 국회에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