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만능주의’ 타파와 관용-타협의 시민정신 함양 필요
  • ▲ 국가개조에 대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뉴데일리=유경표 기자
    ▲ 국가개조에 대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뉴데일리=유경표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초와 기본 원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대통령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공기능을 아웃소싱하거나 민간에게 위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 국회 로비 등 업계와 정치권의 유착비리를 근절하고 국회의 무제한적 입법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가 20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연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대통령의 리더십 ▲공직사회 개혁 ▲국회의 역할 ▲준법의식과 원칙확립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국가 개조의 방향을 모색했다.


    ■ 공정과 법치에 기반을 두는 국가 governance 확립해야

    먼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초근대화 혁명을 위한 리더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명제는 번영이 아닌 생존”이라며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가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이 기존의 국제질서를 부정하는 시대가 됐다. 대국 간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들어가면서 지금의 한반도는 구한말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김 이사장이 꼽은 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가 특권을 내려놓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자발적으로 이뤄야 한다"는 것.

    그는 "대한민국의 역량에 맞는 국무위원을 선별해 비상국무회의체제를 운영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개헌을 통해 여러 사회적 모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 민영화 외에 대안이 없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도 국가개조에 대해 “정부의 역할과 한계를 확고히 인식해 원칙아래 추진해야 하며 기존 관료조직과 이익집단의 저항 극복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공조직의 비효율성에 대해 지적하며 “정부실패는 예외가 아닌 구조적이며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실패 극복방안으로는 정부의 자원배분 개입 축소를 제안했다.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이익배분에 대한 권력을 쥐어주면 권력의 오남용과 부패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공공기능을 민간에게 위탁하는 ‘민영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 김 대학장은 “공익은 공조직만이 보호할 수 있다는 미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는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관리하는 조직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국회내 '국가 개혁 특별 위원회' 한시적인 특위로 설립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 교수는 국회의 역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국회부터의 준법문화 정착이 중요하며 현재의 여·야간 경쟁구도가 아닌 행정부와 국회의 정책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세월호 이후의 개혁방안 마련을 위한 ‘국가개혁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여기에 제안된 여러 방안들을 취합해 입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준법의식과 원칙의 확립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국회의 입법만능주의 지양과 규제의 해소를 제안했다.

    민 교수는 “입법만능주의는 권위와 존엄성이 없는 법을 마구 찍어냈고 관료들은 규제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금전적 뇌물과 퇴직후 일자리를 보장받는다”며 정치인과 관료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원칙의 입법’을 강조하며 “입법부의 권력을 제한해 무차별적인 법 양산을 막고 최소한의 법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대한민국이 자유와 번영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부총리 실효성, 재검토 필요하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정무장관과 국민소통처의 신설을 주장했다.

    는 “정무장관은 국회와 정당의 의견수렴과 소통을, 국민소통처는 국민여론과 언론계의 의견을 정부로 전달하는 성격의 조직으로 만들면 원활한 국정운영과 국민의 불만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신설된 사회부총리에 대해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각종 복지예산과 정책조정에서 기획재정부 등과 충돌이 불가피하며 역할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민은 한풀이보다 정부 정책 감시를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 교수 세월호 참사를 예로 들며 “참사가 일어났다고 해서 원인이 거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큰 원인을 찾아 한풀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정 세력들이 세월호를 정치적 상징으로 만들어 정치적 필요에 의해 몰고 간다는 것이다. 

    이어 국가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방책에 대해 발표하며 ▲정부실패를 줄이기 ▲사회의 인센티브 구조 혁신 ▲사회의 성숙을 위한 정책조율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이 무작정적인 한풀이가 아닌 정부의 정책을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관료주의 혁파와 함께 선거제도의 혁신을 통해 국회의원의 임기를 제한하고 각종 탄핵 및 소추제도의 적극적인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