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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의 대결로 불렸던 7.30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개인 대 정당'의 대결로 흘러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27일까지 여전히 '나홀로' 유세전을 펼치고 있는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는 당 차원의 총력 지원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초반부터 서 후보가 이정현 후보에게 각종 여론조사 결과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의 화력을 순천·곡성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현 후보는 필마단기(匹馬單騎)의 기세로 중앙당 지도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서갑원 후보를 상대로 외로운 전투를 벌이고 있다. 당 차원의 지원보다는 자신만의 조용한 선거를 고수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재보궐선거 마지막 주말인 27일 순천에 집결해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벌였다. 특히 이날 안철수 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오전 오후를 번갈아 가며 순천을 찾았고, 주승용 사무총장, 이미경 의원 등도 순천 곳곳에서 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안철수 대표는 유세에서 "저는 서민을 위한 정치, 곧 새정치를 하려고 정치에 입문했는데 서갑원도마찬가지다"며 "서갑원을 당선시켜 새로운 순천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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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이 자신들의 텃밭인 순천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텃밭을 이정현 후보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정현 후보의 기세가 대단한 셈이다.
이 후보는 최근 여수MBC와 순천KBS가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20∼21일, 1000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38.4%를 얻어 33.7%에 그친 서 후보를 제쳤다.
특히 이정현 후보는 선거 초기부터 자전거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후보는 27일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시내 목욕탕 등에서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건넸다. 그는 풍덕동 아랫시장과 조례동 호수공원 차량 유세에서 "온몸을 던져 예산을 끌어와 지역 발전을 10년을 앞당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막판까지 두 후보의 초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정현 후보가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 새 깃발을 꽂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