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누구의 아들인가 

    “이제는 군(軍)이다!”(2)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일어나선 안 될 수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한민구 국방부 장관)
    군 당국은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이후 4월 한 달간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병사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구타와 폭언, 강제 암기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3,900여 명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2014. 8. 4>

      “유구무언(有口無言)”, “입이 열 있어도...” 군(軍)은 죽을죄를 지었다.
    어떤 변명(辨明)도, 어떤 핑계도 필요 없다. 군의 편에서 변명해 주길 바라서도 안 된다.
     그럴 맘도 없다.
      군기(軍紀)를 바로 세우고 애국심과 충성심을 체화(體化)시켜야 하는 책무를 저버린 죄는
    너무도 엄중하다. 자기 부하가 또 다른 자기 부하를 죽인 부대의 지휘관은 자격이 없다.
    참모총장이 사의(辭意)를 표명했고, 해당 지휘관을 보직 해임한단다.
    상부의 처분만 달게 받겠다? 이게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를 파직(罷職)시켜 달라, 백의종군(白衣從軍)하겠다. 불명예제대(不名譽除隊)도 좋다.” 이것이 무장(武將) 즉 장수(將帥)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결기다.
    그렇지 못한 별들만 있는 군대이기에 이 사달이 난 것이다. 
  • ▲ 윤 일병 가해 혐의로 연행되는 사병들ⓒ연합뉴스
    ▲ 윤 일병 가해 혐의로 연행되는 사병들ⓒ연합뉴스
  군기와 상하간의 일체감, 전우애(戰友愛)가 무너진 군대는
 전투가 벌어졌을 때 병사가 상관(上官)과 동료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평시에는 복수심을 표출한다. ‘GOP 총기 난사 사건’이 그것이고, 태업성(怠業性) 대형 사고가
여기저기서 터질 수 있다. 이틈에 북녘의 세습독재를 추종하는 세력은 소위 ‘군 민주화와 인권’을 내세워 병영 내 붉은 독버섯을 키운다. 북녘의 ‘최고 돈엄(豚嚴)’이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군대는 무력화(無力化)되고 반란(叛亂)군대가 된다.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천출맹장(賤出盲腸)이 남조선 적화(赤化)를 위해 내린 ‘신(神)의 한 수’인 ‘국군와해전취전술(國軍瓦解戰取戰術)’이 자연스럽게 먹혀든다.
우리 군은 스스로 이적(利敵)의 죄를 지은 것이다.
그리고 그 간의 치부(恥部)가 만 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값 싸고 허접한 군대’가 되어 버렸다.

... 지난 4월 28사단에서 발생한 윤모(23) 일병 사망 사건은 군내 구타와 가혹 행위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병영 내 폭력은 독버섯처럼 자라 어린 병사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 아들을 군에 보냈거나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그 같은 가혹행위와
폭행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조선닷컴 2014. 8. 4>

... 10대 4명과 20대 3명이 여고생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까지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던 ‘김해 여고생 살인 사건’의 전말이 ... 피고인들은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토사물을 먹게 하고, 끓는 물을 몸에 붓는 등 입에 담지 못할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국일보가 4일 전했다... <조선닷컴 2014. 8. 4>

  '윤 일병 사건'과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긴급회의를 열고
한민구 국방장관 등 군 지휘부를 소집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조선닷컴 2014. 8. 5>

  “조목조목 따졌다(?)” 아주 비장한 표정으로... 엊그제 여의도 ‘새(鳥)무리’ 왕초가
책상을 치는 모습이 폼 나 보였겠지. “바로 저거다.” 필이 확 꽂혔다.
너도 나도 핏대를 올리며, 목소리를 높인다.
 ‘새(鳥)무리’는 7·30 재보선의 여세(餘勢)를 몰아서, ‘새(鳥)연합’은 화풀이 할 데가 없었는데
잘 됐다고... 그리고 카메라가 그 모습을 잡는다. 20개월 남은 다음 총선(總選)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거기 긴급회의에 나온 구개이언(口開異言)님들 중에 군 복무를 제대로 마친 분이 얼마나 되겠나. 장성(將星) 출신들은 군 복무 시절에 그렇게 멸사봉공(滅私奉公)해서 군대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고, 이 핑계 저 핑계로 군 복무를 회피한 미필자(未畢者)들도 언 듯 언 듯 보이던데...
 새(鳥)떼 합창하듯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두 손 불끈 쥔 채 군을 무참하게 밟아 본다. 신난다. “주먹주먹 따진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 올해는 화장실에서 웃을 일이 정말로 많네... 구개의사당(口開議死堂) 화장실이 푸세식이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지금 우리 군은 유감스럽게도 외계인(外界人)으로 취급당한다.
대한민국과 전혀 상관없는 다른 별에서 온 악마(惡魔) 집단이다.
하지만 사건의 피해자(被害者)도 우리의 아들이고, 가해자(加害者)도 우리의 아들들이다.
 아무리 부정을 해도 ‘현재의 군’은 ‘대한민국의 군대’ 즉 국군이다,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投影)된... 

  악마의 근성(根性)을 잉태(孕胎)시킨 게 누구인가?
최소한 현재 우리 군의 지휘관들이 부하들에게 구타(毆打)를 지시하거나 
가혹행위(苛酷行爲)를 종용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평소 우리의 아들들에게 ‘애국’, ‘충성’을 얘기해 본 적이 있는가?
이웃과 주변을 존중·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말하고 솔선수범(率先垂範)해 보였는가?

그 흔한 국경일(國慶日)과 추념일(追念日)에 아들이 보는 데서
국기(國旗)라도 제대로 달아 봤던가?
현충일에 가던 길을 멈추고 싸이렌에 맞춰 묵념이라도 해 보았는가?
“네가 최고다. 너 뿐이다. 우리 가족만 편하면 된다. 내 아이에게 만은 나쁜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이기주의와 배타심만을 쭉 실천해 오지 않았는가? 

  냉정하게 따져 보자. 군내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다는 ‘집단 폭력’과 ‘왕따’는
피해자(被害者)보다 가해자(加害者)가 많다. 단순한 논리지만, 우리의 아들들은 피해자보다는
가해자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우리가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할 이유다. 
 
 대한민국의 군대가 대한민국을 바꾼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군대를 바꿀 시대상황이다. 

  ‘값 싸고 허접한 군대’는 누가 만드는 가?
어떠한 이유에서 든 군기와 군령(軍令)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직업 군인들,
진급(進級)이 된다면 악마에게도 심지어 적(敵)에게도 영혼을 팔 듯 한
기회주의가 만연한 풍토 등등 여러 내적(內的) 요인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다가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군 기지(基地)를 세우겠다는데
환경 파괴 어쩌고 하면서 죽기로 반대를 해대는 세력이 있다,
누구의 지시(指示)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동네에는 절대로 군부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도 도처에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을 교통사고(交通事故) 피해자보다 가볍게 여기는 정치인들도 많다.
내 아들의 군 입대를 ‘죄도 없는데 가막소에 끌려가는 것’으로 여기고 슬퍼하는 엄마가 아빠가
대다수이다. 그리고 눈물 콧물 쏙 빼며 입대하는 아들들을 흔히 본다.

  어느 현자(賢者)는 이렇게 말했다.
“값싼 군대가 세상에서 제일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여기에 몇 자 보탠다. 
  “값싼 군대를 가진 국민은 언젠가 세상에서 제일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