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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과 동공이 잇따라 발견되자,시민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땅굴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땅굴안보국민연합(회장 한성주, 이하 땅굴안보연합) 회원 50여명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공원에서
‘남침땅굴 확인촉구 시민대회’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발견된 80m 길이의 땅굴은
누가 봐도 인공동굴, 남침땅굴”이라고 주장했다.이어 회원들은,
“서울시 싱크홀조사단이 인공동굴로 보이는 동공을
천연동굴로 발표한 것은 스스로의 신뢰를 져버린 것”이라며
“토목학회 교수진과 남침땅굴시민단체 대표들이 함께 참여하는
객관적 싱크홀조사단을 구성해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기자회견을 마친 회원들은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공사현장으로 이동해
현장에 있던 서울시청 관계자들에게 동공 내부 공개를 요구했다.공사현장 관계자들은
“쉴드터널 공사 중 연약지반이 무너져 내리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동공발생 이유를 설명했지만,
회원들은 “땅굴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인다”며 농성을 계속했다. -
서울시 관계자는
“갑작스레 찾아와 내부를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서울시민의 알권리 차원으로 판단,
단체회원 중 10명에게 약 10여 분간 동공 내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출입을 이례적으로 허용했다.공사현장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진행된 공동탐사에서
회원들은 “바닥에 올라와 있는 시멘트는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공사 관계자는
“터널공사 그라우팅(시멘트 등으로 지반을 고정시키는 공법) 과정에서 생기는 것”
이라고 해명했지만, 단체회원들은 의문을 나타냈다.일부 회원들은
“발견된 공동은 북한의 기만전술로 인한 가짜땅굴”이라는 주장도 폈다. -
한성주 땅굴안보연합 회장은
“다우징 탐사(‘ㄱ’자로 굽어진 길다란 쇠막대 2개로 수맥을 찾는 탐지법) 결과,
남침땅굴이 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북한의 남침땅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 토목전문가는
일부 시민사회가 의혹을 제기하는 ‘북한 땅굴설’에 대해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나무를 보고 쇠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일부 시민사회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일부 언론은 “어이없다”는 표현을 빌려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기도 한다.그러나 ‘北땅굴설’의 진위여부를 떠나,
싱크홀 및 동공 발생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의 무능이,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