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월호 참사 이후 다섯 달째 멈춰선 국회를 향해 150명의 지식인이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정마비와 의회정치 실종을 개탄하며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속히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을 심의,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4일 프레스센터에서는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국회정상화 촉구 지식인 선언>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두고 민생은 도외시한 채 정쟁을 벌이고 있는 국회를 비판했다.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호’가 좌초하지 않도록 경제활력을 유지시키고,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시스템과 낡은 관행을 고치는 작업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비정상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세월호 참사가 정치 투쟁에 이용되는 사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참다못해 여기까지 왔다. 정치가 대한민국에서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월호 사태를 악용하는 정략적인 정치권의 자세에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이 처리되기까지) 국민들이 많이 참고 자제했지만 참는 것만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분열이 일어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 교수는 “정치의 불신은 경제 맥박을 떨어뜨렸고 경제 불씨까지 꺼뜨리고 있다. 대한민국 침몰의 위기감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성기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어떤 특정 기관이 갖도록 대한민국 법체계에 이미 정해져있다. 법의 원칙이고 체계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국가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영탁 전 세계일보 논설위원은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덮고 거리로 뛰어나와 국회를 무력화 시키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너무 오래 끌었고, 거듭 되풀이되는 사태에 국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극단세력까지 나타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 부품 납품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제 할 일은 안하고 ‘제 식구 감싸기’에만 나섰다는 지적이다.
신보라 미래를여는청년 대표는 “방탄국회는 여전한데 민생 법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질타했다.그는 “전 국민이 슬퍼하던 세월호 사태가 찬반을 놓고 양분되는 상황에 국회가 책임이 있다”면서 “이 사안은 찬반으로 갈린 국회의원들의 행태와 세월호 유가족 농성에 결합한 외부세력이 만든 참사”라고 비난했다.
지식인 선언에는 김길자 경인여대 명예총장,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송정숙 전 보건사회부 장관,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등이 참여했다.
사진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