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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욕을 얼마나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때 너무 화가 났다. 확 돌아버렸다.”3선의 백정선 새정치민주연합 수원시의원은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수원시의회 새정치연합 대표인 백 의원은 지난 17일 지역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 4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XX년’이라고 발언한 파문의 당사자다.이날 저녁은 주민자치위원 정기회의와 구‧신임 동장 환송‧환영을 겸한 자리였다.
그러나 몇 번의 술잔이 오가는 동안 고성과 욕설이 식당 안을 가득 메웠다.백 의원은 25일 <뉴데일리>와 만나 자신이 욕설을 내뱉은 사실을 인정했다.
“17일 저녁이다.
그날 (음식점 사장인) 홍 씨가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고 하자,
내가 ‘그럼 그 전에는 잘됐느냐’고 했다.
장사가 안되면 대통령이 풀어야지 이게 왜 세월호 때문이냐고 (언쟁을) 주고받다가,
그렇게 (싸움이) 됐다.”백 의원은 당시 박 대통령을 향해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욕설을 내뱉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신 홍 씨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두고 “놀러가다 뒈진 것들”이라고 말해 “확 돌아버렸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욕설 섞인 격렬한 언쟁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백 의원은 박 대통령을 향해 “XX년” “X년”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격한 욕설을 한참이나 쏟아 냈다고 한다.그는 “내가 대통령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추석 전에 (세월호 특별법 관련한 갈등을) 다 보듬고 품었으면 참 멋졌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다보니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유가족과 야당의 요구사안에 선을 그은 것으로,
백 의원은 이것이 사건 당일 자신이 매우 화가 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백 의원의 ‘욕설 파문’이 알려지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가 사건 당일 밤 페이스 북에 두 차례나 글을 올리면서부터다.첫 번째 글은 홍씨를 ‘개쉐이’라 지칭, 그의 음식점을 불매운동 하겠다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 글은 “자신의 생각이 건강하다”는 내용이었다.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향해 격한 욕설을 내뱉은 직후 나온 발언이라 대통령에게 욕설하는 것이 ‘건강한 생각’이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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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원은 두 차례 글 모두 박 대통령하고는 관계없는 홍 씨와의 갈등에서 나온 글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두 번의 글 모두 대통령 욕설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고 홍 씨와의 갈등만 생각했다”면서 “식당 밖에 나와서까지 홍 씨와 XX년 하면서 (싸우다) 집으로 왔다. 너무 화가 나서 페이스북에 글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 의원과 다툼을 벌인 홍 씨의 주장은 다르다.
세월호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도, 갑자기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은 것도 백 의원이라는 것이다.홍 씨는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해 ‘뒈진 것들’이라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면서 “백 의원이 자꾸 대통령을 욕하고 세월호법을 통과시키기 않는 것을 비난해 이를 자제시킨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간의 언쟁은 욕설을 주고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홍씨는 19일 백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을 문제삼아 수원중부경찰서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다음은 이날 백 의원이 낸 <사과성명> 전문이다.<사과 성명>
본인은 수원시의원의 신분으로 공공장소인 식당에서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하고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시민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
당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가리켜 “놀러갔다 00 것들” 이라는 표현을 듣고 순간적으로 흥분을 참지 못해 언쟁을 벌이면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시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리며 앞으로의 의정활동을 통해 자숙하는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9월25일
수원시의회 의원 백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