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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홍콩의 민주화와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포위해 청사가 임시 폐쇄된 가운데 친중세력들이 ‘민주화 시위대’들에게 ‘정치테러’를 가해 시위대와 홍콩 정부 간의 대화가 중단됐다.
4일 현재 한국 언론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 찬반 세력 충돌”이라고 보도, ‘쌍방폭행’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외신에 따르면 친중세력들이 민주화 시위대를 일방적으로 폭행한 ‘정치테러’였다고 한다.
주요 외신들은 “친중단체들이 나타나 평화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의 천막을 강제로 파괴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일, 홍콩 내 친중세력들은 ‘인터넷 대연맹’을 결성한 뒤 ‘우산혁명’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의 상징 ‘노란 리본’에 맞서 ‘파란 리본’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민주화 시위대들에게 조직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특히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도심가 몽콕(旺角)에서는 친중세력들이 시위대를 폭행해 수 명의 부상자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친중단체를 자처하는 ‘센트럴 점령 반대’ 회원 100여 명이 몽콕에 나타나 학생들이 대부분인 시위대에 욕설을 하고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는 등 도발을 했다고 한다. 이 친중단체는 ‘우산 혁명’ 시위대를 취재하던 기자들과 경찰에게도 물병을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는 마스크를 쓴 청년들이 갑자기 몰려와 ‘우산 혁명’ 시위대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우산 혁명’ 시위에 참석한 학생들은 친중세력들에게 폭행당해 피를 흘리는 시위대 사진을 SNS를 통해 퍼뜨리기도 했다.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공산당의 사주에 의해)폭행까지 당했는데 (홍콩 정부와) 대화를 할 수는 없다”는 홍콩 대학생단체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 HKFS)’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홍콩) 정부와 경찰이 삼합회(三合會)로 의심되는 폭력배와 친중세력들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공격한 것을 묵과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홍콩의 총리)과의 대화를 취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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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홍콩전상학생연회’의 주장대로 홍콩 경찰은 친중세력들의 시위대 습격과 폭행은 외면한 채 ‘우산 혁명’에 참가한 민주화 시위대만 비난했다.
3일 오전 홍콩 경찰은 “정부 청사를 포위한 시위대는 빨리 떠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3일 저녁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의 행동은 극단적으로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불법 행위일 뿐 아니라 거의 완전한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고 비난하면서 “(우산 혁명 시위대는) 법에 따라 엄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전상학생연회’가 말한 삼합회는 과거 홍콩 등에서 주로 활동하던 조직폭력배였으나, 1997년 홍콩 반환을 전후로 중국 공산당에 자진해 협력을 약속한 뒤 ‘활동’을 보장받고, 중국 공산당이 요구하는 ‘정치폭력’ 등에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장을 본 외신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 찬반세력 충돌’이 아니라 ‘친중세력에 의한 정치테러’라고 전하고 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의 명령을 받는 홍콩 정부의 수반 렁춘잉 행정장관은 이날 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센트럴(中環)에 있는 관저 예빈부(禮賓府)에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또한 ‘우산 혁명’ 시위가 계속됨에 따라 홍콩 서부인 센트럴, 완차이(灣仔) 지역의 휴교를 4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