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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우리나라를 찾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만남이 4일 성사되지 못했다.다만 박 대통령이 통일부를 통해 “북측과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북측 대표단이 이날 밤 10시에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일단 북측이 당일 일정으로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方南)한 것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지만 이들이 전격 방문한 만큼 하루 체류를 연장, 청와대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에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북측 조문단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체류 일정을 예정보다 하루 늘렸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휴일인 5일 공식 일정을 갖고 있지 않다. 북측이 하루 더 머물 경우 박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달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를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따른 답변이었다.
이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필두로 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은 전일 북한이 통지하고 우리 측이 이에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전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거쳐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인천 송도의 한 호텔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진 뒤 오후 1시50분부터 3시40분까지 류 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 8명과 오찬 회담을 가졌다.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방문해 북한선수단을 격려했다. 오후 6시께는 폐회식이 열리는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이동, 정홍원 국무총리와 환담을 나눈 뒤 폐회식에 참석한다.
이후 밤 10시 전용기 편으로 평양에 돌아가는 일정이다.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찬 회담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는 추후 협의를 통해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