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 KBS 출연해 北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말 그대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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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길재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5일 K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한 말이다. 이 이야기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들었다고 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이야기다.

    “여러 사람이 같이 모여서 한 회동에서는 없었고, 제가 김양건 비서와 차로 이동하면서 ‘북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불편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건강이 어떠시냐’고 했더니 김양건 비서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 말한 톤으로 봐서는 김정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충분히 느낄 언급이 있었다.”


    하지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언급한 것은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느낄만한” 김양건의 말이지 ‘증거’는 아니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방한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으로부터 ‘따뜻한 인사말’만 전해들었을 뿐 김정은의 특별한 메시지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구두 메시지를 친서에 버금가는 메시지로 생각한다면 그런 것은 없었다. 다만 김정은 1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말’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간단히 전달한 바가 있다. 그 외의 메시지는 없었다.”


    지난 4일 갑작스럽게 방한한 北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은 불과 12시간 가량 한국에 머물면서, 국무총리,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 국정원 1차장 등 ‘대통령을 제외한’ 한국의 대북전략 최고 수뇌부를 모두 만났다. 

  • ▲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의 손에 끌려 일어나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중계화면 캡쳐]
    ▲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의 손에 끌려 일어나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 SBS 중계화면 캡쳐]

    이 짧은 시간 동안 한국 정부와 북한 대표단은 오는 11월 경에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고, 특히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나란히 앉아 박수를 치며 즐겁게 웃는 모습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5일 언론 보도나 북한 대표단을 만난 한국 수뇌부의 태도를 보면, 불과 하루 전까지 김정은 정권의 ‘막말 비난성명’에 반발하던 모습에서 갑자기 남북 대화만이 해결책이라는 식으로 태도를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일,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의 ‘12시간짜리 방한’으로 김정은 정권을 바라보는 태도가 한결 누그러졌지만, 김정은 정권은 5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추악한 정치창녀” “석고덩이 머리” 등의 막말 비난성명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