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주변서 대치-일부 회원들 풍선 빼앗아 칼로 찢어...경찰 수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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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지역주민 등의 반발로 무산된 것을 놓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사전언론 공개와 주간 살포는 자제해야 한다"며 비공개적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대북전단을 둘러싼 충돌은 정부 책임"이라며 비난에 열을 올렸다.
25일 대북전단날리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북전단을 살포하기 위해 임진각을 찾았지만 지역주민 등에 가로막혀 임진각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주민들은 트랙터 20여대 등을 동원해 망배단으로 향하는 입구를 차단한 채 대북전단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일부 진보단체 회원들도 가세해 대북전단 배포를 막았다.
대치 과정에서 크고 작은 몸싸움도 발생했다. 지역주민 등은 보수단체를 향해 "너희 때문에 농사를 못 짓겠다", "전단 살포를 중단하라"고 언성을 높이며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시민단체 회원들은 대북전단과 풍선 주입용 가스 등을 실은 트럭을 기습해 종이상자 5개에 담긴 대북전단 일부와 풍선을 찢어 인근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경기 파주경찰서는 전단과 풍선을 훼손한 혐의(업무방해 및 재물손괴)로 50대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이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현지 주민의 안전 문제, 국민정서 등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단 살포를 결정해주기 바란다"며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적어도 사전언론 공개와 민가 주변에서 주간 살포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대북전단보내기 국민연합은 현 상황에서의 최선책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며 몰래 살포하는 방안이 최선책이 될 수 있음을 충고했다.그는 아울러 "북한은 오솔길을 넘어 대통로를 열자는 마음으로 남북대화와 고위급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다. 무력도발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려했던 대로 대북전단을 둘러싼 충돌이 벌어졌다"며 "그동안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 많은 우려가 있었는데 이처럼 정면충돌이 벌어질 때까지 사태를 방치한 정부당국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대북전단으로 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 이처럼 지역주민의 생존권까지 제기되며, 남남갈등이 촉발되는 것은 남북관계를 포괄적으로 관리해야할 일차적 책임이 있는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