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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정기국회가 끝나자마자 줄줄이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해외시찰, 일반외교 등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외유 일정이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12월 임시국회 기간과 겹쳐 외유성 출장이란 비판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10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9명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으로 출장을 갈 예정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 종료 전날인 지난 8일 페루로 출장을 떠났고, 국회 국방위원회도 군 옴부즈맨제도와 방산업체 시찰 등을 위해 인도와 하와이로 달려갈 예정이다.
정무위원회 역시 이달 현충 시설을 탐방을 위한 멕시코 출장이 예정돼 있다. 대부분의 주요 상임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정기국회가 끝나기 무섭게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산적한 현안을 고려해 임시회가 끝나는 내년 1월 14일 이후 출장을 떠난다는 계획을 세웠고, 연말 해외출장을 계획 중이던 외교통일위원회는 임시회 일정을 고려해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개한 국회의원 해외출장 현황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국회 예산 등을 지원받아 해외를 다녀온 국회의원들은 209명, 출장건수는 141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19대 국회 들어 의원외교 등으로 해외에 다녀온 의원들 가운데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이 14번으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길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 WTO 의원회의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하는 등 총 14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와 가장 많은 출장횟수를 기록했다.이어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박인숙, 황진하 의원이 각 11회, 김태환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각 10회로 뒤를 이었다.
출장목적은 해외시찰 등 일반외교가 77건으로 가장 많았고, 회의나 세미나 참석이 6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17회로 최다였고, 스위스 12회, 프랑스 11회, 미국 10회, 독일 8회, 러시아 7회,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중국, 폴란드 5회였다.
141건의 해외출장을 수행하면서 지출한 비용은 국회사무처 44억9438만원,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5억8417만원,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 3억1853만원, 아시아정당국제회의의원연맹 2억1672만원, 한일의원연맹 2억4654만원 등 무려 58억6036만원에 달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단순 시찰이나 교민, 상사 주재원 격려 등으로 의원외교의 취지와 거리가 먼 출장이 빈번하다"며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에 대한 개선책으로 국회윤리기구를 통한 방문외교 사전심사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