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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6일 홍콩에서 79일 간 벌어졌던 ‘민주화 시위’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새로운 ‘민주화 요구’가 일어나 중국 공산당의 대응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마카오 시내에서는 ‘직선제 및 자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300여 명의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받쳐들고, “2019년 마카오 행정장관 선거에 보통선거를 도입하고, 자치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은 마카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이 마카오 반환 15주년을 맞아 현지에 주둔한 인민해방군 부대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포기할 뜻이 없다고 밝힌 뒤였다.
시위대는 마카오에서의 민주주의 체제 실행과 자치권을 요구하는 범민주파 정치인과 시민들이었다. 시위대는 마카오를 반환받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선거를 추인하는 형태의 통치에 반대했다.
현재 마카오 행정장관은 각계 대표 4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에서 선출한 인물을 중국 공산당이 추인해 임명한다.
시위대는 이날 시진핑 주석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향하다 “행진 경로를 바꿔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듣고 다른 곳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일어난 시위였지만, 시진핑 주석은 ‘일국양제’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시진핑은 “홍콩과 마카오에서의 일국양제 실천도 법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의) 중앙권력 옹호와 특별행정구의 자치권 확보, 본토의 후견 역할, 홍콩·마카오의 자체 경쟁력 제고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카오는 포르투갈이 1999년 12월 20일 중국에 주권을 반환했다. 중국 공산당은 2049년까지 자치권을 인정하고, 독자적인 체제를 운영하도록 놔두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에 의한 행정 수반 임명과 도박산업 규제 등 여러 면에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마카오 시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 민주화 세력들 사이에서는 마카오에서의 ‘직선제 요구’ 시위를 홍콩 민주화 시위와 연결해 중국 공산당의 독재 체제에 대한 반발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민주화 세력들은 2015년 여름이 되면, 반중 민주화 시위가 거대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