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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조직 ISIS가 현재 붙잡아두고 있는 인질은 3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ISIS의 선전에 자주 이용당하는 사람이 있다. 영국인 기자 ‘존 켄틀리(John Kentlie)’다.
존 켄틀리는 ISIS가 배포한 선전 영상의 말미에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남겨, 서방 국가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테러조직 ISIS가 9일(현지시간) 배포한 영상 ‘알레포 안에서’라는 제목의 동영상에 영국인 사진기자 존 켄틀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ISIS의 선전 동영상에서 존 켄틀리는 시리아 알레포 각지를 돌아다니며, ISIS 조직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이들의 활동 상황을 선전해 준다.
존 켄틀리는 “이슬람 국가가 지배하는 지역에는 활기가 넘친다”는 말을 수 차례 하기도 했다.
존 켄틀리는 영상에서 “할라브(Halab, 알레포의 아랍식 표현) 시내를 달려보면 IS 전사들이 지배하는 해방구가 얼마나 넓은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탄하며, “이슬람 국가(ISIS)의 세력 확상은 대단하다. 숨이 막힐 정도”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존 켄틀리는 ISIS의 전투로 폐허가 된 알레포 시장을 돌아보면서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과 미군이 이곳을 폐허로 만들었다”는 ISIS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존 켄틀리가 테러조직 ISIS의 선전 영상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10번째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 말미에서는 “이 영상이 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밝혀, 영국 정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ISIS가 존 켄틀리를 잔인하게 살해하려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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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조직 ISIS는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에서 존 켄틀리를 납치한 뒤, 2014년 9월 18일부터 11월 24일까지 7편의 선전영상에 출연시켰다.
이어 2014년 10월 28일에는 ‘아인 알 이슬람(코바니 편) 안에서’, 2015년 1월 3일 ‘모술 안에서’, 2015년 2월 9일 ‘알레포 안에서’라는 선전영상에도 존 켄틀리가 진행자로 나왔다.
존 켄틀리는 2012년에도 시리아 내전을 취재하는 도중 알 카에다 연계 테러조직에 납치당한 적이 있다. 이 때는 ‘자유시리아군’ 전사들이 그를 구출해냈다.
하지만 2012년 11월 테러조직 ISIS에 납치된 뒤에는 풀려나지 못했다. 2014년 11월에는 주황색 점프슈트를 입고 나와 미국과 영국이 인질협상을 거부한다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