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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부정부패 혐의로 中공산당 중앙당기율검사위원회에 의해 ‘쌍규(雙槻, 영장없이 최대 6개월 동안 구금·조사하는 것)’ 조치를 당한 저우융캉(周永康)이 장성택 처형에 결정적인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반중 매체 ‘보쉰(博訊)’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홍콩 소식통을 인용해 “저우융캉이 한때 북한 망명계획까지 세웠으나 실패했다”며 웨이신(중국 SNS)과 트위터 등 SNS에서 이 같은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보쉰’이 ‘홍콩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대략 이렇다.
2012년 8월 중국을 방문한 장성택은 후진타오(胡錦濤) 中공산당 총서기를 만나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웠다. 이때 장성택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 대신 김정남을 세우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에 후진타오 中공산당 총서기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1시간 남짓 이어진 이날 회담은 비공개로 중국 측에서는 통역만 참석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경로’로 회담 내용을 파악한 저우융캉이 장성택의 발언을 김정은에게 알렸고, 김정은이 장성택과 북한 내 친중파들을 모조리 처형 또는 숙청했다는 것이다.
‘보쉰’ 측은 “2014년 12월 저우융캉 中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쌍규’로 체포돼 검찰에 송치될 때의 혐의 가운데 국가기밀유출이 바로 후진타오와 장성택 간의 회담 내용을 누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우융캉이 후진타오와 장성택 간의 비밀회담 내용을 김정은에게 알린 뒤 북한의 친중파들이 몰살당하자 中공산당 최고 지도부들은 격노했고, 위기감을 느낀 저우융캉은 북한으로 망명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저우융캉의 북한 망명은 수포로 돌아갔다. 2012년 11월 보시라이 등이 '쿠데타 혐의'로 체포된 뒤 그 또한 '쿠데타 모의'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중국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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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쉰’의 이 같은 보도에 한국 여론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이기도 한 장성택은 북한 권력층 내의 대표적인 친중파로 김정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장성택과 그 측근들은 김정일 사후에 중국의 영향권 내에 편입돼 중국식 개혁개방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들도 나온 바 있다. 이는 김정남의 주장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하지만 장성택은 2013년 12월 8일 北노동당 중앙정치국 확대회의 석상에서 체포돼 12월 12일 처형됐다. 그의 측근들 또한 대부분 처형되거나 숙청된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쉰’의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보쉰’이 지금까지 중국 권력층과 관련한 특종도 많이 했지만, 오보 또한 많이 했던 매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만약 이 보도대로라면, 장쩌민-후진타오-저우융캉-보시라이로 이어지는 상해방 출신 태자당 권력층과 김정남 간의 ‘관계’를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어, 보도의 진위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