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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3년, 軍만은 되살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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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階級)을 돈벌이 도구로 활용해 온 저들은,
목청이 터져라 열변을 토했던 필자의 강연을 들으며
얼마나 코웃음 쳐댔을 것인가?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1.
▲ 지난 해 11월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출범한 후, 3월30일 현재 방산비리에 연루된 ‘별’들은 21개에 달한다. 참모총장 출신만 셋이다. 김상태 前공군참모총장은 1심에서 징역10월, 집유 2년을 받았다.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를 차려 2004~2010년 사이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 등 군사기밀을 美록히드마틴사에 넘기고 25억을 챙겼다.▲ 황기철 前해군참모총장(구속)은 통영함 음파탐지기 납품 문서(美납품업체 음파탐지기 시험 평가서) 조작(造作)에 관여한 혐의다. 黃씨는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 재직 당시 2억 원짜리 음파탐지기를 41억 원에 사들였다. 70년대 건조된 평택함 음파탐지기와 성능이 비슷한 것이다. 이상(異常) 물체 탐지는 못하고 물고기 떼나 찾아내는 고물이다. 합수단 수사에 따르면, 黃씨는 부하 직원에 문서 조작을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옥근 前해군참모총장(구속)은 총장 재임 때인 2008년 STX조선 측에 손을 내밀어 7억7,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 鄭씨는 과거에도 구속된 전례가 있었다. 2008년 8월 ~ 2010년 3월 27회에 걸쳐 해군복지기금 5억2,67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2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2011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 천 모 예비역 중장(구속)은 2006 ~ 2011년 공군 전투기 정비를 하면서, 사지도 않았던 부품을 공군군수사령부·방사청에 청구하는 수법으로 243억 원을 빼돌렸다. IFF라는 적(敵)인식장비를 중고로 가져다 쓰기도 했었다. 퇴역 후 공군정비업체 회장으로 일하면서 저질렀던 일들이다.
▲ 방산비리 리스트엔 북한군 AK소총에 뚫리는 불량 방탄복 2,062벌을 육군 특전사에 납품해 13억 원을 착복한 박 모 중령도 있다.
▲ 일명 ‘클라라’회장, 일광공영 이규태(구속)는 500억 원대 제품을 1,000억 에 부풀려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된 물건은 공군전자전 훈련장비, 즉 전투기가 미사일 공격을 당하면 회피(回避)하는 시뮬레이션 장치로 조종사 생존의 필수적 장치다.
방산비리 합수단은 李회장의 ‘컨테이너박스’와 ‘비밀의 방’을 29일 찾아냈다. 경기도 야적장 내 위치한 컨테이너박스에는 방산(防産) 로비 관련 커미션·리베이트 규모 등이 적힌 서류 1톤이 저장돼 있다고 한다. 李회장이 장로로 시무해 온 한 교회에 위치한 소위 ‘비밀의 방’에는 9개의 CCTV와 은밀한 통로도 마련돼 있다. 1톤의 서류는 어쩌면 방산비리의 판도라 상자가 될지도 모른다.
李회장의 군(軍) 관련 인맥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이 꾸려온 엔터테인먼트회사, 일광폴라리스 대표에 노무현 정권 당시 기무사령관을 역임한 김OO 장군이 2010년 취임했다. 李회장의 일광복지재단에는 기무사 간부의 부인이 간부를 맡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일광그룹은 2009년 기무사에 의해 보안측정 부적격판정을 받지만 반 년 만에 번복됐다.
▲ 아직 본론은 시작도 안 한 터인데, 현재까지 밝혀진 방산비리 규모만 2,000억 원대에 달한다. 의혹은 계속된다. 감사원은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산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조선일보는 21일 가 최근 수년간 구매한 50여억 원 상당의 상품권 중 30여억 원 가량이 공군 간부와 정·관계로 흘러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한 공군 고위 장성의 아내는 KAI로부터 받은 백화점 상품권으로 TV를 구매했으며, 애프터서비스(AS)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다른 공군 장성 아내는 상품권을 사용하고 현금영수증을 받아 감사원에 적발됐다는 소문이 나돈다.”KAI측은 “현재 의혹을 받는 상품권은 정치권 로비 용도가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한 추석·설날 등 명절 선물, 우수 사원 포상 용도로 쓰였다”고 하지만, 진실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것이다.
▲ 방산비리만큼이나 지독한 문제가 또 있다. 장비 부실(不實)이다. 20mm 유탄이 약실 안에서 잇달아 폭파돼 논란이 됐던 이른바 세계최초 복합소총 K11을 비롯해 K2흑표전차, ‘헬기 잡’K21장갑차, ‘국내최초 스텔스’3인치 함포 등 한국이 개발한 장비의 부실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다.
2.
허탈하다. 맥 빠지는 사건이다. 구국(救國)의 마지막 보루인 군대의 부패는 절망적 느낌을 갖게 한다. 돈과 물질, 탐욕에 절은 이런 초라한 별들이 인사(人事)를 제대로 했을 리 없다. 핵폭탄 가진 북한과 軍 내 종북(從北)과 반역(叛逆)에 심각한 생각을 했을 리 없다. 천안함 46용사와 연평도 도발에 대한 응징과 보복은 꿈조차 꾼 적이 없었을 것이다. 애국과 충정에 들끓는 절대다수 장교들을 절망(絶望)과 우울(憂鬱)에 빠지게 했을 것이다.계급(階級)을 돈벌이 도구로 활용해 온 저들은, 목청이 터져라 열변을 토했던 필자의 강연을 들으며 얼마나 코웃음 쳐댔을 것인가? 내가 봤고 대화한 화려한 별들을 기사로 접하며, 그들의 입가에 번졌던 묘한 미소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 그리고 제4부로 불리는 언론까지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어 보인다. 대통령에 청원한다. 남은 3년, 軍만은 되살려주시길. 그것이 조국의 마지막 희망인 곳이니.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