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뭐하나? 새누리 초·재선 의원들 "특검하자"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쇄신 모임인 '아침소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즉각적인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원내지도부에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러한 주장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되레 특검 도입을 유보하며 이 사안을 장기적인 대여 정치 공세의 소재로 삼으려는 것에 대항해, 조기 특검 도입을 통해 정치쟁점화를 방지하고 국면을 정면 돌파하자는 뜻의 제안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아침소리에 속한 9명의 의원들은 13일 조찬 회동을 갖고, 그 중 하태경 의원과 이완영 의원이 대표로 논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완영 의원은 "성완종 전 의원이 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불법정치자금 의혹 뿐만 아니라 노무현정권에서 두 번씩 특별사면을 받은 배경 등 다양한 정황들이 드러나 정경유착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별검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날 모임에서 특검 도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며 "원내지도부가 특검 도입을 위한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주말에 여야 대표가 특검을 뒤로 미루자고 한 것은 상당히 안이한 인식"이라며 "특검이야말로 상황을 돌파하고 정쟁을 방지하며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태경 의원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전날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실장의 보직 사퇴 주장은 야당이 이 사건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며 "여야 대표는 특검으로 간다고 합의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식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하태경·이완영 의원은 특검에 유보적인 야당의 태도가 이번 4·29 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략이 아닌지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특검으로 가자는 입장이 중론이었던 것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정치화하려는 것 아니냐"며 "왜 야당이 돌아가려고 하겠느냐. 100% 선거용"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이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도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으니 제대로 된 특검을 해야 한다"며 별도 특별법에 의한 특검 가능성을 주장한데 대해 "기존 정치발전의 성과(상설특검법)가 있는데 왜…"라며 "별도 특별법을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느냐"고 내년 총선까지 이 사건의 여파를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표했다.

이완영 의원은 야당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성완종 전 의원이)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노무현 정권에서 사면받은 적이 있다"며 "검찰에서 발표한 비자금 규모가 엄청난데 메모에 나온 액수는 합쳐봤자 얼마 안 된다"고 했다. 야당에서도 정경유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