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여야 구분없이 구명 요청한 듯… 돌고돌아 이완구
  • ▲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야당 의원으로부터 고(故) 성완종 전 의원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는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의 질문에 "여야 의원들 전화로도 그렇고, 구두로도 그렇고, 충청권 의원들 몇 분 전화받은 적도 있고 만난 적도 있다"며 "구두로 (요청)하신 분 중에는 야당 의원도 있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요청해온 의원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박완주 의원이 "JP(김종필 전 총리), 새누리당 홍문표·김태흠 의원에게도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동료 의원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공개를 꺼렸다.

    대정부질문에 나선 박완주 의원이 김종필 전 총리, 홍문표·김태흠 의원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들의 전화를 받았느냐고 질문한 것은, 이른바 '성완종 파문'을 의도적으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엮어가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완구 총리가 묻지도 않은 야당 의원들의 요청 사실을 밝힌 연유도 이러한 박완주 의원의 의도를 간파하고 야권의 공세를 무디게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성완종 전 의원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까지 정치권 중진들을 만나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대표 측은 김한길 전 대표와 성완종 전 의원이 지난 8일 저녁 8시 30분쯤 냉면을 먹으며 만남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성완종 전 의원은 김한길 전 대표에게 "세상이 야박하다"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30분 가량 대화한 성 전 의원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전 대표는 성완종 전 의원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정서적으로 고양돼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한길 전 대표는 성완종 전 의원으로부터 구명을 요청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야당 의원들도 성완종 전 의원과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가운데,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관련 특별수사팀은 야당 의원들 또한 참고인으로 소환할지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