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차벽 설치 위헌 논란 토론회 “폭력 막기 위한 차벽 설치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
  • ▲ 바른사회시민회의는 30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경찰의 차벽 설치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되짚는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바른사회시민회의는 30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경찰의 차벽 설치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되짚는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를 폐허로 만든 세월호 폭력시위가 ‘차벽 설치’ 등 경찰의 과잉대응 때문에 일어났다는, 세월호 추모 집회 측의 주장에 대해, 전투적 시위문화와 집회참가자들을 선동하는 전문시위꾼들의 존재가 폭력시위의 원인이었다는 전문가들의 반론이 나왔다.

    특히 세월호유가족대책위와 좌파세력이 총 집결한 4.16연대 등이 제기한 차벽 설치 위헌 논란과 관련돼, 헌법재판소가 차벽 설치를 위헌으로 결정한 사례가 전혀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30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경찰의 차벽 설치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되짚는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경찰의 차벽 설치 논란을 집회의 자유 대 공공질서 유지, 공권력의 재량권 측면에서 각각 짚어보고, 위헌성 여부를 논의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현행 집시법이 가진 문제와 한계를 검토하고, 고질적인 폭력적 시위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 ▲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먼저,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찰 차벽 설치' 위헌 논란을 법률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면서, 좌파진영이 주장하는 차별 설치 위헌론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헌 변호사는 "자유를 빙자한 불법·폭력행위는 헌법적 보호범위 밖에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대책위 측은 헌재의 2009헌마406 결정을 내세워 최근 있었던 세월호 추모대회 당시 경찰의 차벽 설치를 위헌이라고 주장,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하지만, 이들이 근거로 내세운 헌재 결정은 청구인인 일반시민의 행동자유권에 관한 판단이다.

    일반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인 서울광장을 개별적으로 통행하거나 서울광장에서 여가·문화 활동을 하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지, 시위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사람들의 집회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헌재의 결정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에 관한 규탄 집회·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한 경찰의 차벽 설치에 관한 것이므로, 세월호 시위대의 '불법 점거 도로행진'을 저지하기 위한 차벽 설치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결국 헌재의 결정 취지는 사전적·예방적 차원의 전면적 차벽 설치는 위헌이나, 대규모 불법·폭력 시위가 발생했을 때의 차벽 설치는 위헌이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상 집회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것은 오로지 '평화적' 또는 '비폭력적' 집회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집회의 자유를 빙자한 불법·폭력행위는 헌법적 보호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 ▲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이어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은 '공공질서유지와 집회의 자유'를 주제로, 엄격하고 공정한 법적용을 통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집회와 시위를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나 시위와 같은 집단적 의사표현은 민주국가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가 다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집회나 시위가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행 헌법은 이에 대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어떤 기본권도 일단 국가의 안전보장과 사회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음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이 규정에 의해 집회의 자유도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다.

    헌재는 차벽 설치에 대한 결정에서, 기본권 자체를 행사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심각하게 침해해, 비례성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만 헌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시민의 통행 자체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위헌 논란은 의미가 없다."
     
       -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

  • ▲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前 국가인권위 상임위원)는, '올바른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서'를 주제로,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집회와 시위가 가능함에도, 법치주의를 편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시법의 규제는 소음, 교통방해 등에 의한 타인의 피해를 방지하는 측면도 있지만, 상이한 집회의 동시 개최로 인해 발생하는 경합 가능성에 대비한 집회 공간보장, 참가자의 안전보장 등 집회의 자유가 현실에서 잘 실현되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한국의 전투적 집회시위 문화는 시대변화를 못 따라가는 의식의 지체현상에서 비롯되고 있고, 합법적 시위가 보장되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집회 및 시위 주최 측이) 1980년대의 전민항쟁이라는 과거의 의식과 정서를 가지고 시위의 과격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는 의식의 전환을 통해 법치주의에 대한 친숙한 정서와 믿음을 가지고, 선진적 시위문화 정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그 표현과정에서의 불법은 정당화 될 수 없다."

       -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 ▲ 장수혁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장수혁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마지막으로, 장수혁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현행 집시법 평가 및 시위문화 개선방안'을 주제로, 형사처벌과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 강화를 통해 불법 시위와 폭력 집회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은 차벽 설치 자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벽 설치 자체에 대한 위헌 여부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문제다.

    경찰은 현행 집시법을 인용해 차벽은 질서유지선의 일종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관 폭행이 이뤄지거나, 이뤄질 것이 명백히 예상될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집시법에 따라 차벽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위는 그 개최자 혹은 추종자가 폭력행위를 할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다른 사람의 그러한 행위를 용인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

    시위문화 개선을 위한 집시법 개정과는 별개로, 시위와 관련 없는 전문시위꾼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장수혁 행복한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