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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태국을 방문,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의 태국 방문은 주변 4강외교에 더한 '신(新) 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한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 저마다 인연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은 수십년 세월을 호령한 삶의 현장이자 수많은 역경을 헤쳐낸 기회의 땅이었다"고 술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경험은 아세안 국가를 이해하는 힘이며 해당국 정상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윤활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③ 싱가포르·캄보디아·필리핀 = 이명박 대통령과 싱가포르의 인연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이 국제공항 건설에 현대 등 한국기업이 참여하면서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91년 창이 공항 제2청사 오픈 기념식에도 이 대통령은 건설사 대표자격으로 참여했다.이 대통령이 잊지 못하는 국가 지도자 중 한명이 바로 리콴유(李光耀) 수상이다. 당시 싱가포르는 수상이 발 벗고 나서 기업인들을 직접 만날 정도로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리콴유는 '젊은 사장'이던 이 대통령을 집무실로 초대해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줬다. 첫 장면에 나오는 "싱가포르는 친기업적인 국가입니다"라는 글귀를 이 대통령은 이후 여러 자리에서 화제삼았다.
이 대통령은 강소국 싱가포르의 저력이 이렇게 쌓였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경제살리기를 위한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적)'는 이같은 경험이 축적된 결과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가 '국가 지도자는 비전도 중요하지만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한다'고 말했었다"며 '실천력'을 강조, 경쟁 후보들과 자신을 차별화 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000년 당시 아태환경 NGO한국본부 총재이던 이명박 대통령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인연은 이어져 지난해 2월 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훈센 총리가 방한했으며, 이 대통령과 청와대 접견도 가졌다.
2007년 대선 당시 앙코르와트 비행기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이 대통령은 대통령후보자격으로 훈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위로했으며, 훈센 총리도 답신으로 화답했다.
또 1985년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대통령은 필리핀 송전선 공사에서 일본 마루베니와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현대건설과 마루베니는 각각 마르코스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에게 연줄을 대고 있었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 내외는 부부이자 정적관계. 결국 한일 수주전은 두 사람의 대리전 양상이었고 이 대통령은 결국 쓴 잔을 마셔야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 시절 개인적으로 만난 아키노 전 대통령을 '민주화를 이룬 지도자'로, 또 뒤이어 권좌에 오른 라모스 전 대통령은 '필리핀판 마하티르'에 비견될 만한 경제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다.
베트남과도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하노이를 방문했을 당시 홍강 개발에 대한 요청을 받고 서울시가 마스터플랜을 세워준 인연이 있으며, 1973는 브루나이를 방문한 적이 있는 이 대통령은 아직 '젊은 왕'과 '1000개가 넘는 방을 가진 큰 궁전'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다. [=파타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