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빛, 한반도의 어둠을 물리쳐라’

    오늘의 이 절박한 주제의 의미는 뉴데일리 재창간사에 분명하게 천명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 전지구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전략, 나라와 국민의 문화적 역량을 격상시키는 전략”이라고 한 대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 ▲ 류근일 대우교수
    ▲ 류근일 대우교수

    이것은 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헌법 수호와 국격(國格) 상승이 그것입니다.

    첫째, 헌법 수호란 대한민국의 제헌정신과 헌정질서를 수호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전한반도 차원의 자유, 민주, 인권, 다원사회를 추구하는 일입니다.

    둘째, 국격 상승이란 한국과 한국인의 문화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구 시민사회의 존경과 매력을 살 수 있는 한국, 한국인상(像)을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왜 ‘지금, 이곳(here, now)'의 주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까? 

    먼저 헌법 수호라는 측면부터 살펴봅시다. 지난 10여년 동안 극좌적인 '왜곡 사관(史觀)'이 대한민국의 존재이유(raison d'etre)를 지속적으로 잠식해 왔습니다. 그 사례들은 일일히 열거하기도 벅찰 지경입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읍니다. 그들은 '6.25는 북침'이라고 하면서 산업화를 식민지-종속화라고 우깁니다. 민주화를 극좌적인 의미의 '민족 민중 혁명’으로 각색하기도 합니다. 근래엔 “만경대 정신으로 통일하자”는 말까지 공언하고 있읍니다. 태극기를 한반도기(旗)로 희석시키는 등,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조직적으로 지우는 음모도 진행해 왔습니다.

    교육현장에서는 일부 '교사' 아닌 '운동가'들이 학교를 세뇌공작의 최1선으로 황폐화 시켰읍니다. 전파-영상 매체, 문예 부문에서도 대한민국 61년사를 '괴물' 만들기의 역사였다고 먹칠하고 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죽는다”는 혹세무민으로 서울 도심광장을 무법천지로 만들었습니다. 반대편 공인들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위해, 공권력에 대한 공격, 공공건물 습격, 화염병, 시너, 새총, 복면 쇠파이프 공세가 사실상의 내란 상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공권력이 눈치 보기로 머뭇거리는 사이, 국회 안에서 국회의원이 테러당하는 어이없는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증오의 광신도들, 어둠의 '좀비'들은 이처럼 정권교체 후에도 “선거로 잃은 것을 가투(街鬪)로 탈취하겠다"며 광분하고 있읍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그런 반(反)헌법적 폭거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습니다. 헌법 질서 수호는 그래서 국민적 공분과 궐기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위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읍니다.

     다음, 국격 상승이라는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지난 한 시대에 걸친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의 발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한국인의 문화적 품격에 대한 지구시민사회의 평가는 결코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21세기 선진화란 곧 문화국민, 문화국가의 확립을 뜻한다고 할 때, 우리는 이 과제를 기필코 이룩해야만 합니다.

    둘째, 산업화의 성공신화에 걸맞지 않는 우리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셋째, 민주화의 성취를 자해(自害)하는 일탈적 포퓰리즘과 불법, 무법, ‘깽판’을 불식해야 합니다.  

    넷째, 인간과 자연, 기술과 녹색, 성장과 성숙의 충돌을 뛰어넘을 '미학적 소프트 파워'를 키워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주적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야만(野蠻), 반(反)문명, 반(反)법치, 폭력숭배, 반(反)지성, 몽매주의, 천민주의, 근본주의, 집단광기, 거짓 선동, 대중의 영혼 훔치기 같은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국민의 정신적, 문화적 항체 역량을 기르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합니다. 국민생활과 공공사회에서 교양과 인문과 예술을 일상화 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지금 이곳’의 주제를 관철하는 데 있어 우리는 "한 번 밀리면 영원히 밀린다 (lost war is last war)"는 비장한 심정으로 임해야 하겠읍니다. 그 만큼 ‘오늘 이곳’의 주제는 21세기 대한민국과 한반도 전체의 명운을 가름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류근일(한양대 대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