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에 봄은 왔는가?
    로런스 서머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위원장은 최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미국 경제의 `자유 낙하'가 수개월 내에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희미한 희망의 빛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4일 그동안 가파르게 위축됐던 미 경제가 급격한 추락을 멈추고 하강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자동차 판매, 주택 판매, 주택 건설, 소비지출 증가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틴 울프는 22일자 컬럼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최근의 잇단 전망에 대해 "반환점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기둔화의 정도가 완화되고 있지만 빠른 성장세로의 전환이라고 볼 수 없고 반환점을 돌았다고 확신하기도 이르다"라고 진단했다.
    울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야기되고 무역 붕괴로 이어진 세계 경제는 우리의 생애에 걸쳐 봤을 때 가장 깊고 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침체"라고 규정했다.
    OECD 국가들의 생산은 올해 4.3% 위축되고 미국에서는 제조업 생산 위축이 대공황 때와 견줄 정도로 심각하며 일본의 제조업 생산도 1930년대 미국에서 그랬던 것만큼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세계 3대 중앙은행인 FRB와 일본중앙은행, 영국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0%에 가깝고 비전형적인 정책을 채택하는 것을 보면 침체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울프는 OECD 국가의 내년도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의 8.7%에 이른다며 각국의 부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길고 고통스런 빚을 상환하고 재건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라며 "다행히 정책 담당자들이 최악의 가능한 결과들을 제거해가고 있지만, 나약한 새싹이 튼튼한 식물로 뿌리내리려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라고 끝을 맺었다.(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