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충고, "정신이 거기에 머물러있으면 절대 여성 숫자 안 올라간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여성 정치인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여성 의원들의 수적 열세를 두고 "정신차려라, 모두 여성들 책임이다"라고 일갈했다. 김 대표는 지역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주민들로부터 선택 받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날 발언은 여성에게 공천권 비율을 보장해달라는 일각의 주장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무성 대표는 20일 같은당 신경림 의원이 개최한 '국민이 원하는 여성정치인 여성정치참여의 양적·질적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정치는 남성의 전유물이었지만, 고(故) 임영신 선생께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진출 이후 많은 여성들이 (정치권에)진출하고, 2013년에는 드디어 여성 대통령까지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대단히 낮다"며 "세계 경제포럼의 발표에 따르면 여성의원 숫자는 142개국 중 91위"라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그러면서 "여성 국무위원 숫자는 94위, 여성 최고지도자 숫자는 39위, 합계 93위다. (여러분에게)물어보겠다"며 "93위면 (순위가)나쁜 것에 대해서 남성의 책임이라고 미루는 게 사실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여러분 정신이 거기에 머물러있으면 절대로 여성 숫자가 안 올라간다"며 "정신차려라, 모두 여성들 책임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결과가) 남성들 책임인가, (여성들은)떼쓰지 말고 스스로 개발하고 노력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대표는 선출직 선거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역구 선거는 굉장히 어렵다"며 "각오가 없으면 도전하지 말라, 전 가족이 다 달라붙어야 된다. 맹열 여성만 가능성이 있고, 남성들도 맹열 남성만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원래 솔직한 사람이라서 솔직히 말한다. 이해 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어조로 솔직하게 단언한 이유는 특정 계층에 대한 특혜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철이 다가올 때마다 여성, 장애인, 청년 등의 단체들이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정치 참여에 대한 확대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유권자들의 선택이 가장 공평한 선출 절차라고 판단,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당론으로 내세우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행사의 토론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이유와 방안을 모색했다. 발제에 나선 국회입법조사처 조주은 입법조사관은 '여성이 바라는 한국정치의 현황과 미래''라는 발제를 통해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보 관련 제도 △최근의 입법 동향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증진을 위한 해외사례 △한국 정당의 제도현황 등을 설명했다.

    토론에 나선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현숙 정책위원장은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학력 여성의 증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포용력을 통한 사회적 약자 돌봄의 리더십 발휘 등을 주장했다.

    양성평등사회 구현을 위한 과제로는 △권한과 영향력의 동등한 배분 △경제적 형평성의 확보 △가사 및 양육부담의 동등한 배분 △여성에 대한 폭력근절 등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성국회의원 비율 가장 높은 국가는 스웨덴으로 44.7%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6.3%이며, 세계 평균은 22.2%, 아시아 평균은 19.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