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南-北 군사적 대충돌 일어나나?

北 두 차례 포격도발‥고사포와 직사포로 밝혀져

국방부는 북한군이 20일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 두 차례에 걸쳐 포사격 도발을 감행했고, 우리군은 이에 상응하는 155mm 자주포탄 20여 발을 대응 사격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20일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에 각각 76.2mm 고사포 1발과 14.5mm 직사포 수 발을 우리측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화력도발 한 징후를 포착했다"며, "북한군 화력도발에 상응해 우리군은 오후 5시 4분, 155mm 자주포탄 수 십여 발을 대응 경고 사격했다"고 했다.

북한군의 첫 화력도발은 오후 3시 53분 고사포탄 사격으로 시작됐다. 북한은 고사포탄 1발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근 야산으로 사격했다. 북한군 포탄이 떨어진 곳은 우리군 대북 확성기와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우리군은 대포병 레이더를 통해 북한군 포탄을 관측했다.

북한의 두 번째 화력도발은 약 20분이 지난 오후 4시 12분에 자행됐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이남 약 700m 지점에 14.5mm로 추정되는 직사포탄 수 발을 발사했다.

우리군은 북한의 직사포탄 수 발을 감시장비와 육안, 청음 등으로 관측한 뒤, 명확한 화력도발이라는 판단 하에 오후 5시 4분, 155mm 자주포탄 20여 발을 군사분계선 이북 약 500m 지점에 대응 사격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군의 대응 사격은 155mm 자주포탄 사격으로 실시됐고, 북한군이 잘 관측할 수 있는 지점에 사격해, 우리군의 강력한 의지를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이날 오후 5시쯤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북한은 전통문을 통해 "오늘(20일) 17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했다.

사실 이번 북한군의 포사격 화력도발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리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지속적인 군사도발 위협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우리군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사건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하는 등 대북방송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지난 19일에도 DMZ 내 군사분계선(MDL) 일대 소초에서 우리측을 향한 총안구(사격하기 위해 뚫은 포사격 구멍)를 평소보다 자주 개방하는 등 지속적인 화력도발 징후를 보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총안구 개방에 대해 "북한군이 포 전력을 신속히 전개하는 등의 훈련을 자주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북한군이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 타격을 위한 직접적인 훈련 징후가 확인되진 않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번 북한 화력도발이 일어난 경기도 연천군 육군 28사단 지역은, 지난해 10월 북한군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풍선에 대해 총격을 가하는 등 북한의 무력도발 위험이 높았던 곳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당시 북한은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연천군 중면사무소 옆 민방공대피소에 인근에 총격을 가해 해당지역 주민 6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화력도발 직후 북한 도발 직후 추가 포격 위험이 있는 연천군와 파주시, 강화군 등 민통선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또한 공군 F-16 전투기가 긴급 초계비행에 나서고, F-15 전투기가 장거리 공대지 슬램ER을 장착한 채 대기 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화력도발 직후인 오후 4시쯤 전군에 경계령을 내리고, 4시 40분쯤 전군 최고 경계태세 수준인 '진돗개 1'를 발령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오후 6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북한의 화력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북한군의 화력도발에도 우리 측 입주기업들의 개성공단 입출경은 정상적으로 종료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우리 인원들은 특이사항 없이 모두 귀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