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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왜곡이고, 그 다음은 왜곡된 정보를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 또 최근 이슈가 된 자살클럽 등 잘못된 모임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왜곡, 악성 댓글, 명예 훼손 등으로 얼룩진 인터넷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젊은 단체가 나섰다. 20일 늦은 오후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클린연대’(대표 이원호) 회원들은 인터넷의 폐해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젊은 감각으로 극복하고자 생겨난 단체다.
“지난해 촛불집회를 보면서 잘못된 정보가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흘러가는 걸 보고 인터넷 질서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표희성 이클린연대 사무국장은 이같이 창립취지를 밝혔다. 이처럼 이클린연대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인터넷의 왜곡된 문화 바로잡기다. 악플, 인신공격, 자살사이트 등 인터넷의 역기능을 자발적 시민운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것.
그는 인터넷 뿐 아니라 또 다른 소통 역할을 하는 미디어의 왜곡도 지적했다. 그는 “보도의 중립성을 보여야 할 방송이 편향된 시각으로 왜곡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지난해 촛불시위의 경우 MBC가 광우병을 왜곡 보도하면서 문제의 촉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덧붙여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알릴 의무가 있는 만큼 미디어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며 앞으로 미디어 모니터링 등을 통해 꾸준히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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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인터넷’운동을 하는 단체는 비단 이 단체만이 아니다. 최근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 정부 부처들도 인터넷 정화운동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시행하면 선도적인 느낌이 강한 반면 시민들 스스로 정화 운동을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이 단체는 공모전 등을 통해 ‘클린 인터넷’을 위한 문제제기와 아이디어를 모을 계획이다. 얼마 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클린 인터넷 지원산업 신청’도 마쳤다. 향후 전국 학교 순회 등을 통해 이 캠페인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가 왜곡될 뿐 아니라 왜곡된 정보를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단순 캠페인 만으로는 인터넷을 정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인터넷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엄청나게 나타난 것처럼 짧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그 해결책을 조금씩 찾아 나아갈 예정이다.이날 인터뷰에는 3명의 대학생도 함께 참석했다. 이 단체의 정식 회원은 약 3만명 정도다. 대부분이 2-30대 대학생 또는 일반인으로 구성됐다. 유진영 (29, 홍익대 경영대학원)씨는 “인터넷에서 블로그, 까페 등을 운영하면서 별 것도 아닌 것을 과대 포장하거나 사소한 일로 한 사람을 집중공략해 매도하는 마녀사냥이 심각하다고 느꼈다”며 인터넷 질서를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단체에 동참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인 이혜민(28, 연세대 공학계열)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안좋은 소문, 악플 등으로 컴퓨터를 켜기 무서워하는 연예인도 많다고 들었다”며 “악플에 상처받아 자살한 연예인도 있었던 것처럼 인터넷이 조금이나마 정화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20일 오후 2시부터 통일부 앞에서 라이트코리아, 국민행동본부 등이 주최한 ‘개성공단 철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표희성 사무국장은 “개성공단은 북측에 인건비 제공 등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언론 등에서 개성공단 철수가 남측에 오히려 손해인 양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된 걸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집회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인수(29, 인천 기능대 졸업)씨는 “이런 집회는 처음 참석해 봤다”며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10년간 퍼주기식 로켓 발사돼 돌아왔다’는 구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인터넷, 미디어 등 중요한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할 영역이 제 역할을 못할 때 비판, 감시와 함께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표 사무국장은“사이버 상 규제도 필요하지만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게 되면 누구도 글을 올리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그 전에 시민들 스스로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갖게 하는 것이 우리 단체의 취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