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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밤낮없는 협상 테이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유례없는 안보 위기에 말많던 야당도 가급적 발언은 자제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궁시렁 거림'은 시작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의 상황을 국민들과 정치권은 알지 못하는데, (정부가)미국과는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아직까지 국내·외를 걸쳐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하고 원칙있는 대북론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북한은 계속 시간만 끌고 있다.
전쟁에 대한 공포가 계속 이어지면, 불리한 쪽은 우리다. 불안요소가 커지면 대내외 여론을 신경써야 하는 우리나라다. 협상 테이블이 길어질수록 경제·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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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 있는 사과 요구하고 있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2+2)이 밤샘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상대로 판문점에서 22일 10여시간의 1차 마라톤협상을 가진데 이어 23일 오후부터 날을 넘긴 24일까지 2차 접촉을 진행 중이다.
난항이 거듭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목함지뢰(木函地雷) 도발과 이번 포격도발 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불분명하고 두루뭉술한 유감 표명이 아닌, '주체가 분명한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측의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뜻은 완고하다. 박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 중인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도발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로 과거와 같이 북한이 도발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번 반복돼왔던 이런 도발과 불안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북측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없을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대북(對北)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뢰도발과 포격도발에 대한 북측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이번 기회에 '도발-협상-보상'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오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 '모르쇠' 반성 없는 北, 오히려 추가 위협
하지만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도발은 남한의 조작'이라는 똑같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김양건은 22일 첫날 접촉에서 "이왕 고위급끼리 만났는데 다 지나간 일, 지엽적인 일에 매달리지 말고 큰 틀에서 논의하자"며 사태의 본질을 흐렸다. 북측은 이후에도 도발을 전면 부인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 중이다.
심지어 황병서와 김양건은 "확성기를 통한 대북 심리전을 중단하고 시설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행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추가 위협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은 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육·해·공(陸海空) 전력의 침투배치를 완료됐다. 협상 결렬시 추가 도발로 우리를 위협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침투수단과 침투전력의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하며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기지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맞물려 북측이 회담에서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경협(經協)을 통한 자금 지원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확실한 것은 북한의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타협과 절충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무력도발을 꿈꾸는 '화전양면전술(和戰兩面戰術)'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이상, 우리에게 내줄 것도 없다는 야욕(野慾)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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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양보할 수 없어, '최후통첩' 우리가 해야
변화 없는 북한의 태도 탓에, 양측의 이견(異見)은 평행선과 같다.
여권 내부에서는 "정황이 분명한데도 북한이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으며 시간을 끄는 이유는 국내외 불안감을 유도해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협상을 장기화시키면서 추가도발 위협으로 우리를 압박하려는 심산이다.
이에 2차, 3차 협상의 여지를 남기더라도 우리가 북한을 향해 최후통첩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북한이 고위급 접촉 중 잠수함 50여척 기동 등 추가 도발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의 대화 진정성을 의심케 할 뿐 아니라 남남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양면전술로 보여지는데 이번 기회에 북한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결연한 국민여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못된 버릇을 반드시 고치고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도발-협상-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다. 우리 정부의 대북(對北) 강경대응에 대해 국내외의 지지가 공고한 지금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리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주변국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 우리 경제산업이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정세에도 영향을 미쳐, 종북(從北)-친북(親北) 세력이 고개를 드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벌써 3일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협상의 동력은 떨어진다. 달라진 대한민국이다. 더 이상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에 끌려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비군들은 외치고 있다. "이대론 안 된다, 불러만 달라." 박근혜 대통령 역시 "국민 여러분의 애국심을 믿고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안감 속에서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가 다소 시들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도 이 부분이다.
좌파세력이 서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또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물론 정부에 유리하지 않은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