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살로 유명을 달리한 장자연(좌)과 루시 고든(우).  
    ▲ 자살로 유명을 달리한 장자연(좌)과 루시 고든(우).  

    자신의 미니홈피에 생활고를 비관하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채 홀연히 잠적, 전 국민의 애를 태웠던 '블루스프링' 멤버 준서가 행방불명된지 이틀 만에 고향인 충북 음성 납골당 입구에서 발견됐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것처럼 준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가 국내 연예계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

    한 네티즌은 "연예인들의 특수한 환경과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생명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만연돼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처한 상황이 절박하더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누구에게나 단 한번 주어지는 소중한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회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신분석학자들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여기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초래되는 과도한 부담감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세대가 지날수록 남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에 안주하며 해결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한 마디로 지극히 개인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요즘 세대가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혼자 이겨내려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극심해 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게다가 생명경시 풍조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점도 '자살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또 한가지, 자살 신드롬을 분석할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베르테르 효과'다. '베르테르 효과'란 유명인이나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살을 시도하는 '모방자살' 현상을 일컫는다. 해외에선 스파이더맨3에 출연했던 '루시 고든'의 자살이 초미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루시 고든이 비록 A급 스타는 아니었으나 다수 감독들이 인정하는, 미래가 촉망되는 배우로 꼽혀왔던 터라 그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헐리웃을 충격과 비탄에 잠기게 했다.

    물론 루시 고든의 자살과 '베르테르 효과'는 별다른 개연성이 없다. 그러나 "일반인이 동경하는 스타의 자살 소식은 언제나 제2, 제3의 자살을 부추길 가능성을 안고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은주 정다빈 유니 최진실 안재환 이창용 김석균 우승연 장자연‥. 이들의 공통점은 한때 인기 가도를 달리던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이 바로 '자살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울증이라는 병세 자체가 자살의 원인이 되진 않는다. 우울증을 이겨내려는 '정신력'의 차이가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스타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것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인의 위치에 오른 이상. 이들의 책임있는 행동 하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수 있는 반면, 순간적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불러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의 안타까운 비보가 더욱 가슴을 애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