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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神話'가 먹칠한 국사교과서 그냥 둘 수 없다
국사 교과서 문제는 '가치 투쟁'… '대한민국 좋아요' 對 '나빠요' 맞서
검인정이 오히려 자율성 침해… 67년의 성공한 현대사 매도해
'국정화' 고육지책 써서라도 훼손당한 역사 바로잡아야고등학교 국사교과서 문제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물론
미래의 통일한국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가름할 엄청난 '가치의 투쟁'이다. -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선 대한민국은
'태어나길 잘한 나라'라는 신념(A)과,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는 신념(B)이
피 터지는 싸움을 해왔다.
A가 다수가 되면 대한민국은 잘될 것이고,
B가 다수가 되면 대한민국은 뒤집힐 것이다.그 다수가 되기 위한 싸움이 바로
고등학교 국사교과서를 둘러싼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대한민국=좋아요' 쪽은 지금 낙동강까지 밀려 있다.
검인정 역사교과서 8종 중 7종이 '좋아요 반대' 쪽이고,
전국 고등학교 99.99%가 그런 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왜 이렇게 됐나?
관련 학계와 연구자들, 관련 교사들과 학원 강사들, 그리고
노무현 정권의 대못들이 박힌 교과부 등, 약 1만5000명이
그런 쪽으로 한 패거리가 돼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이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청소년들이 그런 교과서인지 '세뇌(洗腦)물'인지를 읽고 나선
대한민국 건국과 60~70년대 산업화는
말짱 '친일' '분단책임' '독재' '모순'이라고 믿으며 욕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휴전선 이남엔 민족, 자주, 민주, 민중이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걸 그대로 놓아두면 어떻게 되나?
'대한민국=좋아요'가 소수가 되고 그 반대가 다수가 돼
판이 결국은 뒤집힐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그런 악용된 검인정 제도를 속절없이 그냥 놓아둬야 하나?
그럴 순 없다. 무슨 수라도 내야 한다.
그 '무슨 수'가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통한 정상화' 논의다.
그러나 반대쪽이 가만있을 리 없다.
이종걸 새정련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 딸은 역사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 우리 현대사를 운동권 선후배들이 끼리끼리 작당해서
좌편향으로 '혁명'해 놓은 건 잘한 짓인가? -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DB
그들은 말한다.
"검인정 제도가 더 자율화된 제도인데 왜 국정으로 역행하느냐?"고.
국정교과서가 옛것이라는 걸 모를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율의 시장을 열었더니 자율을 파괴하는 세력이 그 공간을 독차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용감한 고등학교 교장이 어떤 용감한 출판사가 펴낸 '대한민국=좋아요' 교과서를
유일하게 채택했더니 온갖 욕설, 돌팔매, 공갈, 협박이 날아들어 결국은 두 손 들고 말았다.
이게 자율인가?
국사교과서에 관한 한 지금은 자율의 시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67년사를 온통 '검은 신화'의 악의로 먹칠하는
'홍위병 혁명' 시기일 뿐이다.
'검은 신화'란 스페인 사학자 훌리안 후데리아스가
스페인 역사를 순 악(惡)으로만 그린 역사서를 비판한 책 제목이다.그들은 또 말한다.
교과서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검인정으로 해야 하고,
국정화는 국가가 강제하는 획일주의로 가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건 겉과 속이 아주 다른 이야기다.
검인정으로 갔더니 오히려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의 역사 교재가
'대한민국=나빠요' 하나로 획일화되지 않았나?이런 현실을 돌아본다면 지금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불가피하게 나서서
비록 이상적인 방식은 아닐지라도 국정화라는 고육책(苦肉策)을 써서라도
'검은 신화'로 훼손된 대한민국 67년사를 일단 바로잡아 놓고 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좋아요' 쪽은 자녀들의 영혼을
영 '낯선 그들'에게 유괴당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건 한가로운 '토크 쇼'가 아니라,
대한민국 긍지(矜持)사관과 대한민국 증오(憎惡)사관,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집단 사이의
사활을 건 '문화전쟁'이다.우리 현대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다 있다.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는 자유·민주·공화·인권·번영을 향해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
북한은 세습왕조, 수용소 체제로 갔다.
새 국사교과서는 이 자명한 '사실과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검은 신화'의 반대는 '하얀 신화'가 아니라
'투명한 실상(實相)'이다.'역사전쟁'을 하자면 박근혜 대통령은 우선 전쟁할 체제부터 갖춰야 한다.
교과부 장관, 청와대 교문수석, 국사편찬위원회를 지금처럼 놓아둬선 안 된다.
EBS 강의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도 확실하게 틀어쥐어야 한다.
전쟁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점령한 전략 요충을 전격적으로 탈환해 오는 게 바로 전쟁이다.
집권 세력은 이럴 자신 있나?
없으면 아예 처음부터 시작을 말든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조선일보 류근일 칼럼=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