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서법 위반! "윤리위 별도 설치-처벌 강화해 갑질행세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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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국회의원들의 '갑(甲)질 행세' 논란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기득권에 눈이 먼 새정치민주연합 친문(親文·친문재인)세력의 횡포 소식은 이제 식상할 정도다. 재발방지를 위해 정치권의 자숙은 물론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의 시집을 피감기관에 강매한 의혹으로 파문을 빚은 노영민 의원. 문재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 의원은 갑의 횡포로부터 약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 '을(乙)지로위원회' 소속 위원이다.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압력 행사 의혹을 받고 있는 신기남 의원과 지난 8월 자신의 딸 채용 과정에 압력을 넣았다는 논란을 빚은 윤후덕 의원 모두 '을지로위원회' 소속이거나, 과거 활동을 했던 인물들이다.
'갑질 행세' 논란의 주역들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주장한 것 자체가 코미디란 비판이다. 입만 열면 '서민 정당'을 외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을지로위원회라는 간판을 내리고 갑(甲)지로위원회로 바꿔달아야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보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 보다 높은 도덕성을 보여줘야 함에도 오히려 그 반대 행태를 보이며 야당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익대 정군기 교수는 "야당은 여당에 비해 높은 도덕성과 개혁성을 갖춰야 하고, 야당이 건전해야 나라가 잘된다"며 "그런데 지금의 야당은 말 그대로 야당의 역할을 상실한 수준이라 야권 지지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의 갑질행세 파문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 "사실관계를 더 살펴보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을 뿐, 윤리심판원 회부 등의 징계 여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갑질 행세 논란에 눈을 감으며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정 교수는 이른바 친노세력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을 것"이라고 개탄하며 "정신 못차리는 야당 지도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군기 교수는 야당 지도부를 향해 "원조 친노의 도덕적, 개혁적 초심은 잃어버리고 기득권에 젖어 전형적인 강남좌파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국민은 공직자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데 이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명백한 국민정서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의원 갑질 행태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명무실한 국회 윤리위원회를 독립기구로 별도로 설치하고, 청탁 및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등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강령을 보다 구체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미국 하원의 윤리강령을 분석해보니,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 등에 대한 내용을 무려 500~600장 정도에 규정하고 있다"며 "2~3장 분량으로 규정한 우리 국회와는 대비된다. 우리도 그렇게 구체적으로 규정한다면 윤리강령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20대 국회부터는 국회의 특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윤리위 독립 설치 등이 근본적 해결책을 아니지만, 갑질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