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략자산 추가 전개! 도발 의지 무력화시킬 것" 뒤통수는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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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무모한 도박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한 공개적 경고다.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는 시작일 뿐이다.

    F-22 스텔스 전투기, B-2 스텔스 폭격기, 핵(核) 잠수함까지. 미국의 핵우산, 전략자산의 추가 도입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더이상 북한의 핵실험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다.

     

    ■ 核 도발, 폭격도 불사하겠다!

    단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북한의 핵실험 도발과 관련,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억제력을 포함한 연합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핵실험 과정을 통해서 재차 확인된 북한 정권의 기만적이며 무모한 행태를 감안할 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이 느끼실 안보 불안감과 관련해 우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협조, 국가 방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한-미 정상간 통화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이 실천될 것을 확인했고, 최근 B-52 전략폭격기 전개는 한국 방위를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선 "이는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며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철저히 지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 ▲ 지난해 9월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지난해 9월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중국, 어렵고 힘들때 손 잡아야 최상의 파트너"

    일단 어르고 달래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서방 국가들의 따가운 눈총을 무릅쓰고 전승절 열병식까지 참석했음에도, 북핵(北核)에 미동조차 없는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누차 북핵(北核) 불용의지를 공언한 중국도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인데, 그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핫라인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있은 지 일주일이 넘도록 가동되지 않고 있다. 묵묵부답이다. 한-중 양국간에는 지난 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통화만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그간 대중(對中) 외교와 관련, '역대 최상의 관계'라고 자평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직후 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받고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서기로 뜻을 모으기로 한 것과 시진핑 주석의 침묵을 비교하면 온도 차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최상의 파트너와 중국의 역할'을 동시에 언급한 것은 사실상 시징핑 주석에게 "북한이냐, 한국이냐"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 '사드(THAAD)' 朴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언급한 까닭

    배신의 대가는...

    대국민담화 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검토 가능성을 열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3No' 정책을 고수하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던 터였다.

    3No는 'No Request(요청), No Consultation(협의), No Decision(결정)'을 말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2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관련, 우리 국방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미국 역시 자국 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하거나 논의한 것은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기류가 급변화하게 됐다.

    이는 북한 뿐만이 아니라, 사드 배치에 민감한 중국을 겨냥한 압박용 카드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는 북한 선박의 입항 제한과 금융 제재 등이 포함된 대북(對北) 제재 결의 초안을 중심으로 문안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최종 채택을 위해선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이 안보리 차원의 논의에 성의를 보이면서도 결국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만한 고강도 제재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꺼낸 카드가 바로 사드(THAAD) 도입 검토였다.

     

  • ▲ ⓒ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
    ▲ ⓒ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

     


    ■ '사드의 눈' 중국 관통한다!

    '한국이냐, 북한이냐'

    '사드의 눈'이라고 불리는 AN/TPY-2 레이더 시스템의 탐지 반경은 최대 2,000㎞에 달한다. 북한 전역은 물론 상하이 톈진 다롄 등 중국 동부 지역 군사적 움직임까지 감시할 수 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표면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다. 이 레이더가 한국에 들어오면 중국 내륙 깊숙한 기지에서 발사되는 ICBM은 물론이고 서해상에서 발사되는 중국 핵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까지 즉각 탐지와 타격이 가능해진다.

    한 마디로 중국의 전략 핵전력이 미국의 손바닥 안에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검토 발언은 이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극구 사드 배치를 반대해왔지만 만약 중국이 파트너십을 깨고 북한을 두둔할 시, 결단을 내리겠다고 시진핑 주석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북핵 불용의지가 실제 조치로 연결돼야 한다"는 발언에 모든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 시진핑 주석을 향한 작심발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발언에 중국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한국은) 국가안전과 이익을 위해 사드 배치를 고려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 체계가 확대되는 것으로 여겨 반대하고 있으며 동북아의 역학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사드 검토 발언에 뜨끔한 모양이다.

    관영 신화통신도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봉황(鳳凰) 위성TV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생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