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싸워야 한다(We Must Fight)' 적과 싸울 것인가, 항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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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공(強攻)!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전쟁을 아닌,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그토록 평화를 바라기에 '적과 싸울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순식간에 평화를 얻는 방법은 있다. 바로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복을 통해 얻는 평화에는 자유도, 권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65년 전 우리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지킨 자유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을 통해 이뤄낸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모두 북한에 갖다 바치면서 노예가 되는 것을 과연 평화라고 할 수 있는지, 평양-전체주의 추종 세력에 묻고 싶다.

     

    #. 우리는 싸워야 한다!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核)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입니다.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하면 이를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알린 메시지는, 고(故)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우리는 싸워야 한다(We Must Fight)'는 발언과 맞닿아 있었다.

    1964년 레이건은 당시 미(美)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왔던 베리 골드워터를 지지하기 위해 찬조 연설에 나섰다.

    실제 연설 제목은 '선택할 시간이 됐다(A Time for Choosing)'였지만, 이후 세계는 '우리는 싸워야 한다(We Must Fight)'는 연설로 기억한다.

    다음은 레이건 연설의 핵심을 간추린 내용이다.

     

    Lets set the record straight.
    (제대로 한번 얘기해봅시다.)

    There is no argument over the choice between peace and war,
    (평화와 전쟁 중의 택일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but there is only one guaranteed way you can have peace and you can have it in the next second, surrender.
    (뿐만 아니라 평화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는 확실하게 보장된 방법도 있긴 있습니다. 항복입니다.)

    Admittedly there is a risk in any course we follow other than this,
    (의심할 나위없이 이외의 다른 방법은 그 어떤 것이든 위험이 따릅니다.)

    but every lesson in history tells us that the greater risk lies in appeasement
    (그러나 역사의 모든 교훈들은 유화정책(햇볕정책)에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and this is the specter our well-meaning liberal friends refuse to face that their policy of accommodation is appeasement,
    (그런데 무서운 게 있습니다. 리버럴들은 그들의 융통성 있는 정책이 유화정책임을 외면한다는 것입니다.)

    and it gives no choice between peace and war, only between fight or surrender.
    (평화냐 전쟁이냐 사이의 선택은 없습니다. 오직 싸우느냐 항복이냐의 선택이 있을 뿐입니다.)

    If we continue to accommodate, continue to back and retreat, then eventually we have to face the final demand, the ultimatum.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수용하고, 물러서고, 후퇴하다 보면, 결국 마지막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후통첩입니다.)

    And what then?
    (그리고 그 다음엔 무엇이겠습니까?)

    Where, then, is the road to peace? Well, it's a simple answer after all.
    (평화를 향한 길은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요? 그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You and I have the courage to say to our enemies, there is a price we will not pay.
    (당신과 내가 우리의 적에게 용납하지 않는 대가가 있다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There is a point beyond which they must not advance.
    (그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지점이 있다, 이렇게 말입니다.)

    Winston Churchill said that the destiny of man is not measured by material computation.
    (윈스턴 처칠은 인간의 숙명은 물질적 계산으로는 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You and I have a rendezvous with destiny.
    (우리는 그 운명과 맞닥뜨렸습니다.)

    We will preserve for our children this, the last best hope of man on Earth,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지상에서 인류의 가장 소중한 최후의 희망인 이것을 보존할 것입니다.)

    or we will sentence them to take the last step into a thousand years of darkness.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수천 년의 암흑 속으로 마지막 걸음을 옮기게 하는 형을 선고하는 게 될 것입니다.)

     

     

  • ▲ 로널드 레이건 美 대통령의 1964년 연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 로널드 레이건 美 대통령의 1964년 연설 '우리는 싸워야 한다'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박근혜 대통령 역시 같은 선택을 내렸다.

    북한의 핵(核) 위협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맞서 싸우겠다는 결단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해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과거 어떠한 정권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북핵(北核)의 노예, 굴종의 틀을 벗어던지자는 과감한 의지였다.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그 첫걸음이었다.

     

    #. 개성공단 6,160억 어디에 쓰였나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중단 조치의 배경과 당위성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잘 아시듯, 개성공단을 통해 작년에만 1,320억원이 들어가는 등 지금까지 총 6,160억 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됐습니다.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核)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계 여러 나라가 대북(對北)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김정은의 체제유지에만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국제사회가 북한으로의 현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제 서울 한복판에 북핵(北核)이 날아들지 모르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개성공단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지원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당사국인 우리가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 ▲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核 미사일 빨간불 켜졌는데 북풍이라고?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놓고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세력을 향해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우리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원인보다는 북풍(北風) 의혹 같은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가 내부에서 그런 것에 흔들린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바라는 일이 될 것이다."

    연일 북한을 감싸고 도는 친노(親盧) 더불어민주당과 평양-전체주의 추종 세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리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 해도, 그 효과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자리를 잡고 결연한 자세로 제재를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뒷받침될 때 나타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각종 도발로 혼란을 야기하고, (일부 세력이) 남남갈등을 조장하며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선전·선동을 강화할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우리 국민들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나아가 "지금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에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국민 모두의 결연한 의지와 단합, 그리고 우리 군의 확고한 애국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 개성공단 중단 다음은 對北 억지력 강화 

     

    개성공단 중단 조치 다음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한 강력한 대북 억제력 유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발표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달 13일 신년기자회견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박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核)·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드 배치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이날 국회연설에서의 사드 관련 발언은 이전보다 상당히 진전된 것이었다. 최근 남북상황아래서 사드 배치를 더이상 미룰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북한의 불가측성과 즉흥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모든 도발 상황에 만반의 대비를 해 나갈 것이며 확고한 군 대비태세 확립과 함께 사이버 공격, 다중시설 테러 등의 비군사적 도발에도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독자적 해운 제재를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는 제3국 선박 가운데 북한 국적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서도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여론전을 전개,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의 노력도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심 전략무기인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무력화하지 못할 경우, 대북관계에서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또는 항공모함이 운용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대남(對南)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즉각 미국이 핵으로 응징한다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협정을 추진해 핵우산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