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압박정책으로 전환, 그러나 출구 전략도 가지고 있어야"
  • ▲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체제 전환과 대북정책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재훈 기자
    ▲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체제 전환과 대북정책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정재훈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는 기존의 대북정책을 압박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비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하다는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북한의 압박에 가세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제반 전략을 논하기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사장 유세희)는 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정권의 체제 전환과 대북정책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양운철 세종연구소 부소장, 이기현 통일연구원 연구위언, 김윤태 통일전략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중앙대학교 제성호 교수가 사회를 맡고 발제자가 발제를 하면 토론자의 평가와 발제에 대한 기타 질문 및 의견제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유세희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분명히 대북정책과 국제사회 기류가 이 전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확신하지만 아무것도 뚜렷한 정책과 방안이 없다"며 "이 시점에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여러 전문가들의 고민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제성호 교수는 "국제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국내적으로는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북한인권법이 제정이 되는 등 굉장히 혼란한 상황이다"라고 밝히며 "새로운 플랜을 마련해야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 전문가들을 모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 중앙대학교 제성호 교수 ⓒ정재훈 기자
    ▲ 중앙대학교 제성호 교수 ⓒ정재훈 기자


첫 발제자로 나선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김영환 연구위원은 "기존의 한국정부가 취해 온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대북정책은 잊어버리고, 완전히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북정책을 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김 위원은 "북한이 상황이 악화되니 기다리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본인은 동의 할 수 없다"며 "국제 정세라는 것은 앞으로의 상황이 어떨지 예측이 힘들기 때문에 모든 자원을 동원해 공세적인 대북정책을 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공세적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대북공작사업을 강조하면서, "대북공작 확대를 통해 북한 내 민주화 세력을 발굴·육성해, 북한 내부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의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 나선 양윤철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김영환 위원이 대북정책의 방향과 주요과제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무한정 지속되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부소장은 포용적인 정책기조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우리정부는 압박의 기조를 밀어붙이면서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출구전략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을 통한 북한체제 변화 시도'를 발제하면서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북한문제에 대해 핵실험을 반대하고 핵실험의 대가로 어느 정도의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김정은 체재의 안정을 흔들거나 북한에 커다란 혼란을 불러와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정재훈 기자
    ▲ ⓒ정재훈 기자
    특히, 중국의 전략적 딜레마를 활용해,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한,미,일,러,중) 구도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6자 회담은 한·미·일 對북·중·러의 신(新) 냉전구도로 흐를 가능성을 지적 한 것. 

    김 교수는 "5자회담을 통해 미중간의 이견차이를 해소하고 북한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대북제재에 대한 주변국들의 공조를 이끌어 낼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발제의 토론자로 나선 통일연구원 이기현 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북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요인은 북한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임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불확실성은 북한의 행위에 대한 중국의 통제 가능성을 뜻하며, 불안전성은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인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중국 시진핑 정부에 대한 자율성을 과시하면서 중국은 불확실성 관리 즉,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북강경책을 이행 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로 인해 당분간은 대북제재에 중국이 어느정도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러나 북한과 접경지역에 큰 혼란을 가장 걱정하는 것이 중국이기 때문에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 소장은 '북한인권법 제정에 따른 의미와 민간단체 활동방향'에 대해 "북한인권법이 11년간의 대립과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통과되었으나 향후 시행령 제정과 법안 집행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갈등 요인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소장은 북한인권법의 제정 이후에도 갈등이 계속 될것이라는 근거로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시행과정에서 대립 불가피 ▲핵심사항인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주무부처에 대한 정부 기관간 갈등 재연 가능성  ▲민간단체와 사업 중복 및 경쟁관계로 인한 갈등 가능성 등을 들었다.
    통일전략연구소 김윤태 소장은 민간단체의 역할이 북한인권법 통과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부터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여론화, 국내적인 법제도 정비, 실질적 인권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