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유 의원 공천 배제 놓고 비박계와 마찰... "최고위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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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대가는 혹독했다. 측근들을 모두 잃고 홀로 단두대에 서게 됐다. 대대적인 비박계 물갈이가 현실화되면서 자신의 공천 여부 통보만을 남겨 놓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親朴) 핵심 윤상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함과 동시에 유승민 의원의 측근들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키는 내용의 7차 결과를 발표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갑)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 4인방이 모두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또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과 진영(서울 용산) 의원과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호옹진) 의원 등 비박계 중진들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윤상현 의원을 내치고 유승민계 등 비박계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것이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는 발표되지 않고 또 미뤄졌다. 비박계 공관위원들의 이견으로 결과 도출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의 공천 여부는 여전히 위원들 간의 이견이 있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공관위는 16일 오전에 열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유 의원 공천 관련 안건을 올린 뒤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비박계 의원들의 거센 반대로 유 의원의 공천이 확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측근들이 대거 물갈이되고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마저 공천에서 배제된 마당에 미리 짜놓은 친박계의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친박계는 '유 의원이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천 배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비박계는 유 의원이 탈락할 경우 수도권 전체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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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과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서울 마포갑 후보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은 이번에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황우여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이 아닌 분구 지역인 인천 서구을로 지역을 이동하는 조건으로 공천 탈락을 면했다.
강남 3구에서는 서초갑의 경우 이혜훈 전 의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경선을 치르고, 서초구을은 현역인 친박 강석훈 의원과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정옥임 전 의원이 4파전을 치른다.
강남갑에서는 현역 비박계 심윤조 의원과 이종구 전 의원이 맞붙고, 강남 을에서는 현역인 김종훈 의원과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 원희목 전 의원이 3파전을 치를 예정이다.
울산 중구에서는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조용수 예비후보가 경쟁을 펼치고,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박상웅·엄용수·조진래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대구에선 중남구 곽상도·배영식 예비후보, 서구 김상훈 윤두현 예비후보, 달서병 김석준 남호균 이철우 조원진 예비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