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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지난 16일 SNS를 통해 문재인 대표의 순천 방문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노관규 후보는 지난 이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 날 문재인 대표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다"면서 "여수·광양을 오셨는데 어떻게 순천만 오지 말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이게 제 운명"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호남에서 '문재인 가는 곳에 표 떨어진다'는 말이 당 내부에서도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노 후보는 지난 12일 문재인 전 대표 방문 당시 문 전 대표의 방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이나 의미부여를 삼갔다. 그는 문 전 대표가 가고 난 뒤 이어진 유세에서, 문 전 대표를 이용한 유세보다는 순천시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순천만~국가정원간 습지복원을 통한 세계 자연문화유산 등재 방안 제시 및 옥천호수 공원 등 물길 유입 등 지역공약을 내세우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격전지 후보자가 지원유세를 온 문재인 전 대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문 전 대표를 언급하는 게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오자 "선거가 다급하니 오지도 못하다가 단 한 표라도 주워보려고 '호남을 챙겼네' '호남을 사랑했네' '호남과 같이 가겠네'라고 한다"며 "그 말을 믿느냐"고 공세의 발판으로 삼기도 했다.
나아가 "이미 호남 형제들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이번 총선이 끝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곳 호남에서 사라지고 없어지게 된다"고 선고했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 방문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몇몇 친노 지지자를 제외하고는 문 전 대표에 차가웠던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2차방문에서 여수, 순천, 광주를 거쳐 전주를 방문했지만 해당지역에서는 단 한 지역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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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발언은 곧 삭제됐다.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몰려와 그를 비난하는 글을 계속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러 네티즌이 댓글에서 아쉬움을 표하는데도,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자들만 호남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맹목적으로 문 전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현재도 노관규 후보의 SNS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순천 방문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는 글들을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잘 달린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문 모 씨와 포옹하고 절하는 모습이 방영돼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며 "너무나 아쉬운 선거였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