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간부 등 평양 상위 1% "자라 등 브랜드 즐겨 입고 카푸치노 마셔"
  • ▲ 평양 시내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종업원들이 피자를 만드는 모습 ⓒ美워싱턴포스트 중계 영상 캡쳐
    ▲ 평양 시내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종업원들이 피자를 만드는 모습 ⓒ美워싱턴포스트 중계 영상 캡쳐

    북한 주민들이 받는 월 급여는 북한 돈 3,000~5,000원. 2016년 1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 돈으로는 380~630원 가량이다. 즉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북한 김정은 집단과 조선노동당 수뇌부, 이들 덕분에 큰 돈을 번 '돈주' 등 '평양의 상위 1%'는 한 끼에 50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美워싱턴포스트는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애나 파이필드 도쿄 지국장의 르포기사 '북한의 1%, '평해튼'에서 운치 있는 삶을 즐기다'라는 르포 기사를 게재했다.

    美워싱턴포스트의 르포에 따르면, 북한 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북한 노동당 고위직 간부와 그 가족으로 해외 의류 브랜드 '자라(ZARA)'와 'H&M'을 선호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세계인'처럼 사는지 보여주기 위해 카푸치노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美워싱턴포스트는 "이들 평양 상위 1%의 삶이 마치 미국 뉴욕 맨해튼에 사는 사람 같다"며 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인 '평해튼(Pyonghattan)'이라 표현했다.

    18개월 전 평양에서 탈북한 이서현(24.여)씨가 美워싱턴포스트에 전한 말도 '평해튼'의 속내를 보여줬다.

    그는 "북한에서는 옷을 보수적으로 입기 때문에, 몸매를 드러내놓을 수 있는 체육관 같은 곳에 가는걸 사람들이 좋아한다"면서 "여성들은 레깅스와 몸에 달라붙는 상의를 입는 것을 즐긴다. 평양 부유층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엘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씨에 따르면 이들 상위 1% 계층 가운데 젊은이들은 중국으로 여행갈 때 친구들이 부탁한 '쇼핑 목록'을 꼭 챙겨 간다고 한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결혼식장 겸 고급 레스토랑의 임대료는 시간당 약 500달러(한화 약 59만 원) 정도이며,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는 4~ 8달러(한화 약 5,000원~ 9,000)선, 아이스 모카는 9달러(한화 약 1만원)라고 한다.

    美워싱턴포스트는 또한 '주체타워' 근처 레스토랑에서는 48달러(한화 약 5만6,000원) 짜리 스테이크 메뉴도 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금융교육 교환 프로그램 운영을 돕고 있는 영국인 '앤드래이 애브라하미언'은 美워싱턴포스트에 "그곳에 있으면 다른 나라에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은 경제 낙후로 평양 공무원의 1달 수입이 10달러(한화 약 1만1,000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평양 상위 1%에 속하는 이들은 '돈주(돈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신흥 부유층으로, 약 15년 전 시장 경제가 생겨날 때 등장해 김정은 시대 들어와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해당 르포에서 "평양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건설 붐'이다"고 지적하며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하지만 공사장 가까이서 살펴보면 건물 표면의 타일이 떨어져 나가고 전력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때도 많다"면서 평양의 '허상'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