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접촉한 北소식통들 “각 인민반에 건설자재, 골재, 식량, 부식 등 부담지워”
  • ▲ 김정은 집단은 지난 6월 초부터 '200일 전투'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착취, 수탈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초 北조선중앙TV에 나온 '200일 전투' 선전영상.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김정은 집단은 지난 6월 초부터 '200일 전투'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착취, 수탈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초 北조선중앙TV에 나온 '200일 전투' 선전영상.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은 지난 6월 1일부터 ‘200일 전투’에 돌입했다. ‘치적’ 하나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김정은의 고집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200일 전투’ 명목으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착취하는 탓에 원성이 자자하다는 점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북한 당국이 모래, 자갈부터 식량에 이르기까지 ‘200일 전투’를 구실로 각종 물자 공급을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당국이 200일 전투를 한다면서, 여기저기에 건설판을 벌려놓고 초보적인 자재나 식량조차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이 건설현장에 주는 것은 오직 시멘트와 소금 뿐”이라고 전했다.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때에는 ‘세외부담’이라는 명목으로 각 가정마다 물자나 부식을 상납하도록 했는데, 최근에는 인민반 단위로 건설자재, 식량, 부식 등을 거둬 군인과 건설 근로자들에게 바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군인과 건설 근로자들에게 줄 수 있는 식량, 부식은 뻔한 형편. 이 때문에 ‘200일 전투’에 강제동원 된 군인, 돌격대원들은 김정은을 ‘시멘트 공급대장’ ‘소금장사’라 부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양강도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앙(평양)에서 ‘200일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모든 건설을 각 지방에 분담시켰다”면서 “건설 공사에 필요한 인원, 식량, 부식물, 철강, 모래자갈까지 모두 담당 지방에서 자체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양강도는 평양시 살림집(아파트)과 백두산 관광철도 건설, 홍원-낙원군 계단식 과수원 조성사업을 맡았는데, 공사에 동원된 군인과 돌격대 지원을 위해 인민반 별로 모래자갈 3톤, 식량 100kg, 된장 30kg 씩을 상납하라는 과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200일 전투’용 물자 징발은 각 지방 및 구역 노동당 위원회 책임 아래 인민반 반장이 거둬들이고 있으며, 식량, 된장, 식용유는 동사무소에 바치고, 모래, 자갈은 가까운 철도역까지 인민반에서 직접 갖다 바쳐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과 노동당이) 200일 전투를 구실로 내놓으라는 과제(물자)가 너무도 많아 주민들은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시작도 하지 말아야지 한다는 게 주민들로부터 물자 빼앗는 것 뿐’이라는 원성이 자자하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라면, 김정은은 그의 부친이나 조부보다 더욱 악랄하게 주민들을 수탈하고 착취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경우 주민들에 대한 수탈의 수위가 높아지면, 체제에 대한 반발이 점점 더 강력해진다는 점을 우려해 그 수위를 조절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경우 이런 정치적 수완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성격 때문에 주민들을 더욱 심하게 착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