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 시민회의 '연례적인 추경편성, 괜찮은가' 주제로 경제 토론회 개최
  • ▲ 바른사회 시민회의는 12일 오전 바른사회 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연례적인 추가편성, 괜찮은가’를 주제로 추경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한편 한국 경제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바른사회 시민회의는 12일 오전 바른사회 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연례적인 추가편성, 괜찮은가’를 주제로 추경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한편 한국 경제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박근혜 정부가 임기 중 3번째로 발표한 추가 경정예산 편성이 경제를 정부 의존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른사회 시민회의는 12일 오전 바른사회 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연례적인 추가편성, 괜찮은가’를 주제로 추경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한편 한국 경제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가 토론회 사회를 맡고,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등 경제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모두 정부의 추가 경정예산 편성이 만성화된 것에 대해 우려했다. 

    발제를 맡은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편성이 만성화되고 연례화 됐다"며 "성장률 관리를 위해 추경편성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국가재정건전성의 첫 걸음은 추경편성의 절제로부터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교수는 "경제가 정부에 의존하는 것은 중독처럼 번진다"면서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돈을 풀어서 활동을 하게 한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본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동근 교수는 "국가 개입주의적인 60년대, 70년대의 케인즈적 사고는 지금과는 맞지 않다"면서 “국가가 너무 개입해서 (경제)문제가 생겼는데 더 개입하겠다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연간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쓸 돈이 없어 다시 편성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동근 교수는 "국가적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쟁과 혁신 그리고 구조개혁"이라고 주장했다.
     

  • ▲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조동근 교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추경편성의 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매년 추경을 편성해왔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추경 편성은 아니었지만, 경기 부양 패키지를 조성해 사용했다. 

    그러나 추경예산을 사용한 결과는 편성할 때마다 내세운 경제 성장률 달성목표도 채우지 못한 채 끝이 났다. 2014년 4% 경제 성장률을 장담했지만 3.3%에 그쳤고, 2015년에도 목표 성장률 3%를 내세웠지만 2.6%로 끝났다. 

    조동근 교수는 "(정부가) 경제가 스스로 굴러가게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재정투입을 하지 않으면 경제가 굴러가지 않는다는 의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동근 교수는 "추경은 결코 경기부양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그나마 예산 투자해서 경제 성장률이 이만큼이라도 나온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추경편성이 타성화 되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추경편성을 정부의 '앰플 주사', '피로 회복을 위한 자양 강장제'로 비유하며 "관료들 모두 추경예산 편성 분위기를 띄우는 데 공조하지만 실상은 미래 세대의 돈을 끌어다 쓴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에 명시된 추경 예산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교수는 "추경 예산을 보면 법으로 편성 요건을 규정해 놨다"면서 "전쟁, 자연재해, 경기침체나 남북관계의 큰 변화 등 대내외의 중대한 변화가 예상될 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는) 작년 메르스를 이유로 이례적인 추경 편성을 했다"면서 "추경 편성의 적정성 평가 없이 질병을 정치화해 내수를 타살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조동근 교수는 추경예산 편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 사회를 보면 구조개혁이 시급했지만 오히려 편한 경기 부양의 길로 들어갔다"면서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게 구조개혁이었지만 추경예산을 통해 구조개혁이라는 기회비용을 안고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이 노동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뒷전으로 밀어냈다"면서 "결국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면서 "구조개혁을 놓치면서 결국 경쟁력을 갖지 못한 좀비 기업이 늘어나, 현재 우리나라의 6개 기업에 1개 기업이 좀비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 ▲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추경은 원칙이 아닌 예외"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준모 교수는 "정부 주도의 재정 정책을 실시하면 기생 조직의 생태계가 강화돼 계속 정부 재정에 의존하며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며 "정부 주도의 재정정책에 대한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준모 교수는 "대부분 선진국이 재정 정책으로 인해 쌓인 국가 부채 등의 문제로 과감한 통화정책을 쓰고 있다"며 "우리는 구조개혁이나 미래의 먹거리 창출 원동력을 찾아내고 생산성 향상을 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추경예산 편성이 타당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정부가 연례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특정 정부를 탓할 수는 없지만 사실 추경예산 편성은 국가 재정법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추경편성이 그런 예외 조건에 해당하느냐 하는 것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외가 원칙처럼 군림하고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있기 때문에 국가재정법을 통해 추경편성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라면서 "추경은 예외"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양준모 교수는 정부가 단순히 추경 편성을 하겠다는 것에 정치적으로 반대만 할 뿐 정작 추경 예산에 대한 논의는 전혀 않는 야당과 국회를 비판했다. 

    양준모 교수는 "야당 쪽에서는 ‘국가가 난국이다’, ‘경기침체다’ 하면서도 추경편성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의 실패다’, ‘추경이 준비가 덜됐다’며 정치적 공세를 가하고 있다"며 “정작 추경예산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 겪고 있다는 점에서 추경은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추경에 따른 국가부채 증가는 결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양준모 교수는 정부가 최근 추경예산으로 2015년 남은 세금 1조 2,000억 원과 함께 국가채무 증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 채무 없이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추경예산이 될 수 있지 않느냐"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양준모 교수는 "추경예산은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서 "하느냐 마느냐 보다는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교수는 "성장 잠재력 확충에 도움이 되느냐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정부 발표를 보면 추경 재원을 통해서 에너지 전략을 위한 소비, 미래 신성장 동력 위한 소비로 활용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국민 혈세를 그냥 쓰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미래 먹거리 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위해 쓴다면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양준모 교수는 추경 편성 후의 집행 내용을 살펴야 한다는 말도 전했다. 

    양준모 교수는 "기존 재정의 지출 누수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지방 재정이 어려워서 추경을 이용해 썼지만, 청년수당 등에 쓰이는 것을 보면 재정 집행 내용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교수는 "추경예산 편성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지금은 대규모 실업, 경기 위축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통해서 체력 확충하고 확충된 체력을 통해 과감한 노동개혁, 조선산업 개혁 등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경편성을 논하기 전에 산업구조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추경 편성은 원래는 연례적일 수 없는 것"이라며 "국가재정법 89조에 따라 특별한 경우에만 추경편성을 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연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문성 교수는 "경제성장률 유지 문제는 구조개혁이나 신동력 성장산업 개발, 강한 중소기업 키우기 등을 해서 유지해야 하는 문제"라며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걸 맞추기 위해(추경예산을 편성해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문성 교수는 "추경예산은 원칙이 아닌 예외라는 것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추경 예산 편성을 해야 한다면 그 과정이 신속해야 한다. 스피디한 예산 집행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문성 교수는 "추경예산이 경제에 ‘마중물 붓기’라고 하지만 펌프가 더 중요하다"면서 "물을 퍼 올리는 펌프는 결국 구조개혁"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어려울 때 반짝 도울 게 아니라 국가가 마스터 플랜을 짜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는 "구조개혁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한 추경을 편성하기 전에 왜 구조개혁 문제가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선 산업의 경우 문제를 그때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다 결국 정부가 개입해야 할 때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총 수요가 부족한 것은 기업이 투자를 안 한 것이고 투자를 안 한 이유는 그 투자를 못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규모가 커진 기업에게는 투자를 못하게 하면서 다른 편으로는 추경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합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