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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5시 55분경,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봉평터널 입구(강원 평창군 용평면)에서 관광버스가 정체 때문에 서행하던 승용차들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4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잇따라 추돌 당한 승용차 4대에 타고 있던 16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버스에 타고 있던 관광객 23명은 부상을 입지 않았고, 관광버스 운전사 방 모(57세) 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해당 소식이 처음 알려질 때, 관광버스 운전사 방 씨는 경찰에 “2차선으로 운행하다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던 중 앞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늦은 오후,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한 운전자가 후방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해차량인 관광버스가 앞 차량들이 줄지어 서행 중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돌진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던 것이다.
관광버스는 100m 이상의 거리를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와 바로 앞의 K5 승용차를 들이받은 데 이어 그 앞의 아우디 Q5 SUV, 그랜저 HG, 신형 SM7, BMW 승용차를 잇달아 들이 받는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충격으로 K5 승용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모습, 그 앞의 Q5 SUV와 그랜저 HG, SM7 승용차 등이 옆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온다.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 이는 “만약 사고 직전에 차선을 바꾸지 않았다면 이 글도 쓰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소름끼친다는 소감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7일 늦은 오후부터 해당 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관광버스 기사가 졸음운전이거나 스마트폰 등을 조작하면서 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최근 수도권 광역버스 등을 타보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버스 운전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8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버스 운전사가 자칫 한 눈을 팔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또한 블랙박스 영상을 본 뒤 관광버스 운전사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정지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도 않고 그대로 앞 차량들을 깔애뭉개는 영상에 충격을 받은 탓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법률에 따르면, 시내버스와 택시, 관광버스, 대형 화물트럭 등은 일반적인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공제조합’을 통해 사고에 대한 배상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공제조합’들이 일반 차량에 대해 피해를 입혔을 때 늑장 처리를 하기 일쑤인데다 피해배상 금액 또한 터무니없이 적게 해주고 있어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고 피해자들 또한 정부나 경찰이 나서지 않을 경우 보상 문제로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