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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초반부터 통진당 부활이 현실화됐다. 지난 14일 민중연합당의 새 지도부 선출은 옛 통합진보당 재건의 노골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중연합당 전당대회에서는 통진당을 연상시키는 팻말과 발언이 쏟아졌다.
대회장 곳곳에서 '이석기에게 자유를', '한국현대사 내란사건 최장기수 이석기의원 석방하라' 등의 팻말이 등장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권", "해방통일의 날까지 단결하겠다", "민생파탄 평화위협, 사드배치 강행하는 사드정권 물러가라" 등 각종 반(反)정부 구호를 외쳤다.
2천여명이 넘는 당원들이 모인 대회장에는 김미희 오병윤 김재연 전 의원 등 옛 통진당 소속 인사들은 물론 이석기 전 의원의 누나 이경진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시민단체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과거 통진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진행하며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4·13총선 직전인 지난 2월 흙수저당·비정규직철폐당·농민당의 연합 형태로 출범한 민중연합당은 당시부터 통진당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상임대표에는 김창한 전 금속노조 위원장(노동자당 대표)이 선출됐다. 김 상임대표는 통진당 노동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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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통진당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무소속 당선된 김종훈 윤종오 의원도 참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에 입성한 통진당 출신 두 의원이 민중연합당을 후방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진보 대통합을 위한 단결의 길에 함께 가자"며 "민중에게 희망을 주는 진보정치를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또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분열의 상징인 사드배치부터 철회하고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 당시 울산에서 통진당 출신 김종훈 윤종오 무소속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묻지마 연대'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통진당 부활에 더민주의 역할도 적지 않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 안팎에서는 통진당 부활을 막기 위한 법적 보완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수감된지 3년밖에 안 된 이석기가 내란 최장기수라고 주장하니 그동안 우리 법이 얼마나 물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그나마 내년 대선에서 '짝퉁진보' 세력이 집권하면 당장 석방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래서 (제가) 통진당원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을 19대 국회에 발의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자동폐기됐다"며 "20대 국회에 재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